생산자단체 “2만여 곤포 야적장에 수북”vs 군 “소진 문제없어” 주장

·생산자단체 “축협이 수요예측 잘못” 군의 36개 청보리 생산자단체는 군의 보리사업 확대정책으로 청보리 수확에 매달려 올해 6만8,000개의 청보리 곤포를 생산했다. 이 가운데 보리수확이 끝난지 3주가 지난 아직까지 2만여개의 곤포가 남아 있다.
생산자 단체 회원 A씨(43)는 “축협과 계약을 통해 청보리를 재배했으나 수요 예측이 잘못돼 생산물량이 남아 있다”며 “군과 축협에서 청보리사료 판매에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판로를 찾지 못해 생산지 근처 야적장에 쌓아둔 수백여개의 청보리 곤포가 쥐 등에게 피해를 입는다면 고스란히 생산농가의 책임으로 돌아와 시름도 깊다.
·영광군 “이달 말까지 소진될 것” 우려섞인 생산자단체의 목소리와는 달리 영광군은 느긋하다. 생산농가의 수량과는 달리 1만5,000여 개의 청보리 곤포가 남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각 지자체 축산농가에 청보리사료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홍보로 이달 말까지 1만여개가 소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지리산 순환한우단지에 4,000개를 공급하기로 계약하는 등 이달말이면 남아 있는 청보리 곤포 대부분이 판매된다는 것이다.
군이 추진하고 있는 알보리 발아사료를 통한 ‘황금돼지 생산’과 한우사육두수 증가 등은 앞으로 청보리 생산을 300ha 더 늘어난 2,000ha까지 확대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축협 “올해 판매여건 어려운 것 사실” 지난해 생산된 청보리 사료공급이 턱없이 부족한데 고무된 영광축협은 보리생산농가와 계약재배를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늘렸다. 전국적으로 청보리 생산량이 급증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축산농가에서 지난해 준비해 둔 사료용 짚더미가 아직까지 남아있는데다 가축용 사료값이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청보리 판매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축협 관계자는 “보리재배 면적이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데다 청보리 사료의 전국적인 공급과잉 현상으로 남아있는 청보리 곤포 판매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매일 물량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는데다 생산자단체의 자구판매 노력이 더해지면 소진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축산농가 “청보리사료 소비 늘릴 것” 정종원 영광군한우협회장은 “현재 1,280농가에서 키우는 한우는 모두 1만8,000여두로 2~3년뒤에는 2만5,000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FTA 등 한우농가의 변수는 많지만 앞으로 축산농가는 줄어들고 한우 사육두수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해 청보리 사료의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한우농가는 100두 이상, 소위 기업형 축산농가의 등장으로 사료소비 증가가 예견되고 있다.
정 회장은 또 “청보리 한우 브랜드를 정착하기 위해 군이 사료배합기 보급을 늘려나간다면 청보리 사료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중에서 공급되는 배합사료가 ㎏당 평균 400원선인데 반해 수분 함유량이 많은 청보리 사료는 kg당 100원 선으로 자체 사료배합기로 사료를 만들어 사용한다면 축산농가의 경쟁력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사진설명 : 영광지역 청보리 생산단체들이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들판에 쌓여있는 곤포사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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