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 명성 지키기 위해 주민 모두 힘 모아 가야죠”
“굴비 명성 지키기 위해 주민 모두 힘 모아 가야죠”
  • 박은정
  • 승인 2009.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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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법성면 법성5리 정순복 이장
시원스럽게 내린 비가 후덥지근한 여름 더위를 잠시 식혀주고 있는 오후, 굴비의 고장 법성에는 빗물과 섞인 비릿한 바다내음이 가득 맴돌고 있다.

법성면의 중심지역으로 300여세대 80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법성5리. 이곳에서 만난 정순복(62) 이장.
그는 지난 2005년 남성주민들과 치열한 경합을 치르고 당당히 당선돼 5년째 마을을 평화롭게 이끌어가고 있다.

정 이장은 결혼해서부터 40여년간 천주교 성당을 다니며 깊은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이장을 맡기 전에도 크고 작은 사회활동을 꾸준히 해온 그는 틈틈이 성당에서 펼쳐지는 봉사활동과 지역봉사대에 참여하고 있다. 또 간병인교육 호스피스교육 등 봉사에 필요한 공부를 하며 지역의 독거노인이나 환자들을 방문해 정을 나누던 정 이장은 3년전부터 노인돌보미로 활동하고 있다.

전국 각 지역에서 여성이장이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영광지역에서도 현재 38명의 여성이장이 활동하고 있다. 정 이장은 영광군여성이장단 총무를 맡아 여성이장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애로를 청취하며 중심적인 역할에도 여념이 없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정 이장은 “다른 농촌 지역과 다르게 우리 마을은 굴비가게를 비롯한 음식점 등 다양한 가게가 즐비한 곳이다”며 “상가밀집지역이다보니 외지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고 무엇보다 맛좋은 굴비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어 자부심이 높다”고 특징을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추자도굴비의 등장과 ‘짝퉁굴비’라는 불미스러운 오명을 받는 등 다소 이미지가 실추되기는 했어도 최고의 굴비를 생산한다는 자존심만은 지키고 있다”며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굴비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지키는데 주민 모두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덧붙였다.

이장으로서의 앞으로의 역할
정 이장은 주민들의 높은 호응과 지지속에 이장이란 책임을 맡아 2010년 6월까지 이제 1년여 정도의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강한 책임감과 야무진 추진력을 인정받고 있는 정 이장은 “주민 모두를 골고루 살피려고 했지만 항상 부족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더욱 큰 눈과 마음으로 마을을 넓게 돌아보며 주민화합과 복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을을 위해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법성5리는 법성항과 법성면사무소를 향하는 삼각지에 소공원이 조성돼 있다. 그러나 주민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상가지역 특유의 개인적인 삭막함이 머물러 있다.
정 이장은 “상업으로 지친 주민들이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공공장소가 필요하다”며 “특히 건강과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이나 프로그램의 설치와 어르신들을 위한 공간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가족의 행복과 사업의 성패 모두 안주인의 역할이 큰 만큼 여성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한다”는 정 이장.
그는 “하루하루 만나는 모든 인연이 소중하듯 주민들과 함께 하는 생활에 항상 감사하다”며 “주민들의 소중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 기울이며 잘사는 내일을 위해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주민의 불편함을 발견하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는 정 이장은 희생과 봉사를 실천하는 건강한 여성이장으로서의 훌륭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