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읽자 35 / ● 밤을 켜는 아이(레이 브래드베리 글 / 리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 / 이상희 옮김 / 국민서관)

아이가 두려워하는 것은 밤이 아닌 어둠인 것이다. 어둠은 세상과 소통할 줄 모르는 단절의 마음을 담고 있다. 캄캄한 밤이 되어도 창문 너머로 어둠과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외로움은 더 커져만 간다.
그때 아이를 찾아온 어둠의 소녀는 스위치로 밤을 켜는 것이라고 말한다. 밤만 되면 전등을 끄려고 찾았던 스위치를 이젠 어둠을 켜고, 별이 살아나고, 달이 살아나도록 스위치를 켠다. 어둠만이 가져다주는 아름다운 밤을 켜는 것이다.
그림 작가 리오 딜런과 다이앤 딜런은 동갑내기 부부 일러스트레이터이로 칼데콧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으며 여러 민족의 다양한 문화를 편견 없이 담아내고 있다.
<밤을 켜는 아이>에서도 판화기법을 이용해 입체적인 구성을 평면으로 표현한 점이 독특하다 집안의 구조와 아이의 심리를 감각적이면서도 세밀하게 표현했다.
혹 밤을 두려워하는 아이가 있다면 아이의 손을 잡고 밤을 켜보는 건 어떨까? 여름이 다 가기 전에 밤을 초대해 보자.
지선아 <동화 구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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