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어떻게 지내십니까? - 장규현 / 전 백수읍장

흐르는 땀을 훔치며 도착한 백수읍 양성리. 한손에 부채를 들고 더위를 식히기 위해 어디론가 향하는 어르신들을 따라간 곳에서 만난 장규현(75)씨.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안타까워하며 이웃 어르신들과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었다.
양성리에서 나고 자라 학업을 마치고 1960년 공무원에 입문한 장 씨는 계장을 지내다 1972년 지병으로 인해 퇴직했다. 그후 통일주최국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출돼 활동했고 1974년 백수농협 조합장으로 당선, 12년간 역임했다.
또 영산보아원(현 푸른동산) 원장을 3년간 지냈으며 1991년부터 1995년까지 백수읍장으로 재임하다 퇴임했다.
공무원 재직시절이나 조합장 시절 모두 청렴하고 매사 솔선수범하는 모범공직자, 본받을 것이 많은 선배 또는 상사로 정평이 나있던 장 씨는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도 ‘지역사랑’ ‘이웃사랑’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대한노인회 영광군지회 백수분회장을 맡고 있는 장 씨는 백수읍 49개리 1,300여명의 어르신들을 대표해 노인복지증진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개강해 매주 어르신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교양강좌와 건강체조 등을 열고 있는 백수노인대학의 중추적인 인물로 늘 활동이 분주하다.
그리고 장 씨는 지난 4년전부터 자신의 건물에서 운영되던 다방자리를 어르신들을 위한 휴게실로 개조해 이웃주민들과 볼일이 있어 읍내를 나온 각 마을의 어르신에게 편한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한낮의 더위를 피해 들린 한 어르신은 “공직생활을 할 때도 성품이 바르고 인자하기로 소문났던 장 씨는 퇴임후에도 이웃을 돌아보고 노인들을 섬겨 칭찬이 자자하다”며 “세들어 사는 사람이 없다고는 하지만 가게를 선뜻 개방해 오가는 노인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사랑방을 제공해 모두가 고마워하고 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평생 덕을 베풀며 주민과 선·후배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장 씨는 “남에게 지탄받지 않고 적없이 살려고 노력했지만 돌아보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며 “재력도, 배경도 없는 저를 믿고 지지해줬던 읍민들에 대한 감사와 이를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불쑥 찾아간 기자의 방문에 무척 당혹스러워했던 장 씨. 그는 아직도 지병인 기관지염으로 건강이 썩 좋지는 못했지만 지역발전을 위한 동참과 지역노인을 위한 수문장으로 겸손하게 지내고 있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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