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위에 구슬같이 솟아있는 산
푸른 바다위에 구슬같이 솟아있는 산
  • 영광21
  • 승인 2009.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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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 설흘산
설흘산(481.7m)은 경남 남해 군남면 홍현리와 가천리 그리고 사촌리에 걸쳐있는 산이다. 설흘산은 자연이 바다위에 놓은 아름다운 그림같다. 사촌마을에서 시작해 매봉(응봉산 412.7m)을 지나 설흘산 부봉을 거쳐 가천마을에 이르는 암릉줄기가 약 5㎞에 이른다.

바다 절벽아래로 내려다보며 뻗쳐있어 그야말로 바다위에 그린 한 폭의 그림이다. 설흘산이 더욱 아름답게 보인 것은 주능선이 아기자기한 바위로 돼 있고 그 양편이 거의 절벽인 벼랑을 이루고 있으면서 푸른바다와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그 푸른바다에 돛단배는 아닐지라도 작은 배들이 점점이 떠 있으면 그 아름다움은 더욱 돋보일 것이다. 바위능선위에 올라서면 바다건너 여수시가가 보이고 향일암으로 유명한 돌산대교가 앞바다에 길게 놓여져 있는 광경도 멋이 있다.

그리고 국립지리원에는 설흘산 481.7m이고 서쪽 매봉(응봉산)은 412.7m로 표기돼 있다. 또 ‘설흘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알 수 없지만 <신중동국여지승람>에는 ‘소흘산’으로 돼 있다. 왜 소흘산이라 했는지, 소흘산이 설흘산으로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남해문화원에 문의도 해보았으나 역시 알지 못한다는 답변이다. 그래서 우리는 소흘산이 발음이 비슷한 설흘산으로 자연스럽게 바뀌었고 소흘 또는 설흘이라는 순수한 우리말을 한자화 한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할 뿐이다.

특히 섬이나 바닷가 산들의 이름이 짐승이나 어떤 물체의 형상에서 따온 것들이 많아서 소흘 또는 설흘과 연상되는 동물이나 물체가 있을 듯 싶어 이리저리 생각해 보았으나 떠오르는 것이 없다. 그래서 설흘산의 이름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길 수 밖에 없다.

설흘산 정상 봉수대는 <신중동국여지승람>에 ‘현은 남쪽 30리에 있고 동쪽으로 금산봉수에 응하고 서쪽으로는 전라도 여수 돌산도 봉수에 응하며 서로의 거리는 60리’로 기록되어 있다. 이 봉수대는 남해의 서남쪽 끝에 있는 봉수대로 자연암반위에 네모꼴로 쌓여져 있다. 둘레는 7.5m, 높이 6m, 폭 7m인 망대로 돼 있으나 지금은 한쪽이 허물어져 있다.
설흘산에는 볼거리도 많다. 산행에서 챙겨 봐야 할 볼거리는 산행기점 또는 종점이 되는 가천마을에 있다. 정식이름이 남해가천 ‘암수바위’다.

혹은 미륵바위로 별명을 가진 바위와 이 바위가 남성의 양물과 여인의 배를 닮은 자연의 돌로 경남 민속자료 제13호로 지정돼 있다. 숫바위 높이는 5.8m에 둘레 2.5m이고, 암바위는 높이 3.9m에 둘레 2.3m이다.

이 암수 바위의 유래 또한 재미가 있다. 영조 27년(1751년) 이 고을의 조광진 현감의 꿈에 어떤 노인이 나타나 ‘내가 가천에 묻혀 있는데 그 위를 소와 말들이 지나다녀 견디기 어려우니 나를 파내어 일으켜주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다.
현감은 꿈에 노인이 지적한 가천의 현장에서 현재의 암수바위를 파내어 세워놓고 논다섯 마지기를 재수답으로 내줬다는 이야기다.

설흘산 산행은 갈림길없이 곡선의 길이다. 사촌을 기점으로 첨봉을 지나 매봉을 거쳐 정상에 선 다음 가천마을로 내려서면 된다. 그러나 사촌에서 매봉까지는 날카로운 암릉지대로 구간은 짧지만 매봉까지 약 2시간 소요된다.

< 산행 코스 >
▶ 제1코스 : 사촌 ~ 첨봉 ~ 매봉 ~ 설흘산 정상 ~ 가천 = 약 8㎞, 3시간 ~ 3시간30분 소요 ▶ 제2코스 : 홍현 ~ 정상 ~ 매봉 ~ 가천마을 = 약 4㎞, 약 1시간30분 ~ 2시간 소요 ▶ 제3코스 : 가천 ~ 매봉 ~ 정상 ~ 마을비 가천 = 약 4.2㎞, 약 1시간30분 ~ 2시간 소요

김 종 일 / 서해산악회 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