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 책여산

이러한 경관 때문에 옛부터 책여산(일명 채계산)은 화문산과 순창의 강천산와 함께 3대 명산으로 불려졌으며 낮은 산이지만 섬진강변에 위치해 있어 고산지대의 1,000m급에 비유하고 있다.
책여산에는 규산질이 풍부한 화강암 때문에 동쪽 산허리가 광산개발로 잘려나가 흉물스런 몰골을 하고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책여산 줄기는 금남 호남정맥이며 옛날 중국사람들은 섬진강을 적성강으로 부르며 중국상선들이 복흥도자기와 적성의 옥 등을 실어 나르기 위해 많이 드나들었다고 한다. 또 책여산처럼 전설과 이름이 많은 산도 없다고 한다.
향토문화연구에 관심이 많은 최윤곤 적성면장은 “적성강변의 임동 매미터에서 보면 책여산이 월하미인月下美人, 즉 비녀를 꼽은 아름다운 여인이 누워서 달을 보고 창을 읊는 모습”이라고 한다. 때문에 이곳에는 동편제와 서편제를 아우르는 소리꾼들이 많이 나왔고 적성강에 배를 띄우고 풍유를 즐겼다고 한다.
산행은 24번 국도변 무량사 표지석에서 시작해 남쪽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오르면 책여산 이정표가 기다린듯 서있다. 이정표를 뒤로 하고 10m쯤 가면 30m쯤 되는 바위가 앞을 막는다. 화산동바위다. 높이 30m의 백노인처럼 생긴 이 바위를 장군바위, 미륵바위, 메뚜기바위 라고도 부른다. 이 고을에 풍년이 들면 바위색깔이 희고 아름답지만 흉년이 들면 검은색으로, 또 적성면에 큰 재앙이 있으면 파란색을 띄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바위의 색깔이 변한 것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바위를 구경하고 무량사에서 식수를 구한 뒤 동쪽 소나무숲과 묘를 지나면 오름길로 너덜지대를 만난다. 여기서 급경사 능선에 서게 되면 다시 마귀할멈바위가 눈길을 잡는다.
산행은 서쪽 322m봉을 향해 진행하다 보면 322m 정상부에 또 하나의 묘미, 금돼지굴이 산행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무량사에서 이곳까지는 약 1시간20분이 소요된다.
이어서 산죽군락지대를 내려서면 옛절터의 흔적이 보이고 좌측의 거대한 바위 서편에는 또 하나의 바위굴이 있다. 이 바위굴은 차기옥씨가 발견했으며 예전에는 이 바위굴속에다 초막을 짓고 사람이 살았다고 한다.
이어서 뒤돌아 위를 보면 서쪽 황굴로 내려가는 길을 만난다. 여기는 밧줄을 잡고 암벽을 올라야 하며 바위는 차돌 칼바위로 매우 위험하게 서있다. 이곳 330m봉에 오르면 산불 감시초소가 있고 큰 집채같은 바위가 덩그렇게 놓여 있다.
이 바위에 올라서면 푸른 창공을 훨훨 날아가는 기러기와 같은 기분이 들며 가을청취와 함께 한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한다. 산행은 연이어 아슬아슬한 칼바위 능선길이며 스릴만점이지만 노약자나 고산증이 있는 분은 주의해야 한다.
이 능선이 끝나면 송림의 실크로드가 산꾼을 맞이한다. 이어서 규석채취로 동쪽 산허리를 절개시키고 복원하지 않은 능선이 몹시 위험하니 조심해야 한다. 여기서 등산로가 갈라지는데 남원~적성~순창을 잇는 24번 국도와 적성~동계~오수를 잇는 21번 국도에 닿는다. 이곳에는 돌로 지은 집이 있어 독집삼거리로 통한다.
이어서 동쪽 남원방면 24번 국도를 조금 걸으면 마을 이정표가 서 있다. 순창 10㎞라 기록된 이정표를 뒤로 하고 우측 숲속으로 곧장 걸으면 편백나무숲에 송이채취 통제구역 안내판이 붙어 있다. 그곳으로 오르면 전망바위가 나타나고 남원~순창을 잇는 좁은 독집삼거리가 보인다. 이곳부터는 송이채취 때문에 등산로가 희미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어서 바위능선에 올라서면 네마리의 두꺼비 바위가 수영선수처럼 출발선에 서서 대장 두꺼비의 출발 신호를 기다리듯 서 있는 형상을 만나고 5분쯤 더 진행하다 보면 삼형제 두꺼비와 개구리바위 형상을 보면 웃음이 저절로 나오며 이어서 361m봉 정상에 가까워지면 책을 차곡차곡 쌓아 놓은듯한 암릉 책여산 정상을 만난다.
독집삼거리에서 이곳까지는 약 1시간10분이 소요된다. 이어서 소나무와 암릉이 어우러진 능선을 걷노라면 선계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이어서 동계면 서호리에 도착한다.
산행은 적성면 무량사를 출발해 동계면~서호리로 하산하므로 차량을 13번 국도변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 산행 코스 >
찾아가는 곳 : 순창 ~ 남원 ~ 24번국도 ~ 적성 독집삼거리 ~ 무량사 표지석
산행 : 24번 국도변 무량사 표지석 ~ 화산옹 바위 ~ 무량사 ~ 322m봉 ~ 당제 ~ 송대봉 ~ 332m봉 ~ 폐광 ~ 독집삼거리 24번 국도상 ~ 남원 책여산 ~ 밤나무단지 ~ 동계면 서호리 ~ 13번 국도 = 약 7.5㎞, 약 4시간30분 ~ 5시간 소요
김 종 일 / 서해산악회 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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