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19 - 영광읍 녹사2리 조영섭 이장

영광읍 녹사2리. 겨울초입의 쌀쌀한 날씨속에 오후햇볕에 몸을 의지한 어르신들이 텃마루에 모여 앉아 마을방문을 환영하는 목소리다.
굵게 패인 주름과 아직도 한여름에 그을린 낯빛이 남아있는 어르신들과 다정다감하게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 조영섭(66) 이장.
나고 자라 평생을 이곳에서만 살아온 조 이장은 젊은 청년시절부터 최연소 이장을 맡기 시작해 임기가 다한 중간중간 쉬기는 했어도 20년 넘게 이장을 역임하며 마을일을 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영광읍 46개리 이장을 대표하는 영광읍 이장단장을 맡아 책임의 무게가 늘었다.
슬하에 3형제를 두고 있는 조 이장은 6,000여평의 논농사와 1,500여평의 밭에서 고추, 땅콩 등의 농사를 짓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군서면에서 1980년대초 영광읍으로 편입된 녹사2리는 대장, 월곡, 도양, 조정 등 4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돼 120여호에 2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녹사2리는 외지에서 이사와 자리를 잡았거나 직장생활을 하는 젊은 층이 비교적 많이 살고 있는 도양마을을 제외한 나머지 마을 대부분의 주민들이 70~80대 고령층이고 논농사를 비롯한 고추, 담배 등의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다.
조 이장은 “영광읍에 편입되기 전인 군서면 시절부터 워낙 가진 것 없는 가난한 마을이었다”며 “그래도 주민들이 선량하고 욕심없이 살아 큰 부족함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마을형편을 밝혔다.
그는 또 “주민들 대다수가 원불교를 믿고 있다”며 “도양마을에 위치한 원불교 도양교당은 원불교가 창시된 길용리 다음으로 생긴 교당으로 역사가 깊어 교도들을 비롯한 주민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장으로서의 앞으로 역할
“마을은 물론이고 영광읍 전체이장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심적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 나이도 들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조 이장.
그는 “예전에 비하면 주변조건도 좋아졌고 주민의 생활이나 의식수준이 높아져 업무처리가 용이해진 만큼 모든 이장들이 열정과 성의를 가지고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단장으로서의 당부도 잊지 않았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조 이장은 “다행이도 올해는 영광읍장님을 비롯한 담당관계자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계획한 마을숙원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졌다”며 “각 마을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수로공사가 내년에는 계획대로 잘 진행돼 주민들이 좀 더 편리하게 농사를 지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을을 위하 그의 마음
조 이장은 현재 영광농협 영농회장을 겸임하고 있으며 새마을지도자 등을 역임하며 마을일에 오랫동안 앞장서 왔다.
“9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고향에 머물러 살면서 부모형제에게 누를 끼치지 않는 생활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하는 조 이장은 영광읍이장단의 제일 맏형으로 그동안의 연륜의 깊이를 후배 이장들과 주민들에게 정성껏 뿜어 낼 것을 약속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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