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설렌 눈꽃산행 순백의 꽃나라로…
가슴 설렌 눈꽃산행 순백의 꽃나라로…
  • 영광21
  • 승인 2009.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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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대관령 능경봉 ~ 고루포기산 1,238.9m
백두대간의 큰 고개인 대관령은 우리나라에서 눈이 많이 내리는 다설지역중 하나다. 특히 대관령은 고원 구릉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한국의 지붕마을이라고 불리는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 일대다. 겨울내내 많은 눈이 내려 마을이 고립되기 일쑤였다.

한겨울 눈구름이 몰려들면 이곳은 어김없이 대설주의보가 내려지고 마을은 고요한 적막속에 잠겼다. 그리고 밤사이 이 고원지대엔 황홀한 설국이 세워졌다. 흰눈의 계절 눈꽃마을을 찾아가 백설이 들려주는 겨울이야기를 들어보자.

순백의 눈은 생활에 지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삭막해진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묘한 마력이 있다. 지나간 것들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그리움도 떠오르고 그래서 눈이 없는 겨울은 생각만해도 삭막할 것 같다. 겨울 여행의 참맛을 알려면 눈꽃을 보는 일만큼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백두대간 대관령 잿마루에 자리한 평창도 도암면 횡계리는 우리나라에서 눈이 많이 쌓이는 마을중 하나로 꼽히고 이 부근 산세도 좋아 앞으로는 황병산 발왕산 오대산이 머리를 들고 있으며 이중에서 선자령과 능경봉은 매년 1월 횡계리 주민들이 여는 대관령 눈꽃축제와 등반대회 대상지로 애용되는 산봉우리다. 대관령 북쪽의 선자령(1,157m)은 강릉시내와 동해의 파란물결을 두눈에 가득 담을 수 있고 남쪽의 능경봉(1,123m)은 대관령을 멀리서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산행은 옛영동고속도로 하행선 주차장을 거쳐 동쪽을 보면 긴 계단뒤로 영동고속도로 준공비가 우뚝 서 있다. 기념비에서 강릉시가지와 경포호 그리고 동해바다를 굽어보면서 기념비 우측에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다. 능경봉 1.8㎞, 제왕사 2.7㎞라 적혀있는 안내판을 뒤로하고 700m쯤 걷다보면 산불감시초소가 나온다. 길은 초소앞에서 갈라진다. 정면으로 가면 제왕산 840.6m봉으로 가는 길이고 초소 왼쪽옆으로 뚫려있는 숲길로 들어서면 능경봉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여기서 부드러운 산길로 20여분 걷다보면 사면이 가파른 능선위에 서게 된다. 대관령 정상에서 능경봉까지는 약 40분이 소요된다. 능경봉 정상에서 고루포기산으로 가려면 왕산골 계곡길을 약 1시간쯤 타야 한다. 계곡 끝머리 안부에 닿으면 전망대 1.6㎞, 능경봉 2.8㎞, 샘터 100m, 왕산골 700m의 안내판이 있다. 안부에서 다시 10분쯤 걷다보면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 이곳 안내판에는 능경봉 3.7㎞, 고루포기산 1.4㎞라 적혀있다.

안내판을 뒤로 하고 고루포기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경사가 아주 심한 구간이며 바닥에 깔려있는 돌도 많아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한다. 능경봉 ~ 고루포기산 능선중에서 가장 가파른 이 구간을 겨울엔 워킹용 아이젠이 아니면 아예 포기하는게 좋다. 바람과 함께 약 30분 사면을 오르면 대관령 전망대에 도착한다. 이 코스에서 가장 전망이 뛰어난 곳으로 남한의 지붕이라고도 불려지고 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평생 한번 볼까 말까하는 절경을 보았다고들 하면서 ‘눈꽃축제기간중 다시 찾아와 보고말리라’고 다짐하며 아쉬움으로 길을 나선다. 바람은 한없이 거세지만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평탄한 산길을 10여분 걷자 오목골 갈림길이다. 이곳 안내판엔 오목골 1.5㎞, 고루포기 500m라 적혀 있으며 이곳에서 오목골로 하산할 수도 있지만 10분 더 투자하면 고루포기산 정상에 닿을 수 있다.

하산은 정상에서 오목골 갈림길로 되돌아와 서쪽의 오목골로 내려서면 급경사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밧줄을 잡고 20분 정도 내려서면 오목골 계곡에 도착한다. 이어서 15분 정도 더 진행하면 지계곡을 건너게 되고 이어서 1.5㎞쯤 진행하다보면 아스팔트 포장도로에 도착한다.

< 산행 코스 >
▶ 대관령 ~ 고속도로 준공비 ~ 샘삼거리~ 산불감시초소 ~ 능경봉 ~ 대관령 전망대 ~ 오목길 갈림길 ~ 고루포기산 ~ 오목골 갈림길 ~ 오목골 = 약 4시간 ~ 4시간30분 소요(노약자는 능경봉까지만 다녀와도 괜찮다.)

김 종 일 / 서해산악회 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