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짊어지고 갈 젊은 농군이 찾아오는 한해 기대”
“농촌 짊어지고 갈 젊은 농군이 찾아오는 한해 기대”
  • 영광21
  • 승인 2010.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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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25 - 불갑면 부춘리 김이성 이장
1년중 제일 춥다는 절기인 소한이 신고식을 혹독히 하며 새해가 시작됐다.
무리해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지난해 미처 마무리 짓지 못한 과제와 현실을 직시한 현명한 설계가 연초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아닐까.

고령화 돼 점점 기력을 잃어가는 농촌, 비록 다가올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겨울을 맞이한 농촌은 시름을 잠시 내려놓고 휴식중이다. 따뜻하게 데워진 경로당 방에서 음료수를 다 마시고 물을 담아 만든 PT병을 베개삼아 옹기종기 누워있는 마을 어르신들이 정겨운 불갑면 부춘리.

4년째 마을대표를 맡고 있는 김이성(67) 이장은 이곳에서 어르신들과 담소를 나누며 다정한 훈기를 더하고 있었다.
3남1녀의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아내와 3,000여평의 농사를 지으며 소박한 인생의 여정을 걷고 있는 김 이장은 매사 성실하고 빈틈이 없어 주민들로부터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
한 때 이장을 맡았던 김 이장 은 주민들의 만장일치로 재 선출돼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부실과 마산, 두 개의 자연마을로 형성된 부춘리는 40여가구에 60여명의 주민들이 벼와 양파, 고추 등을 재배하며 살고 있다.
“한 때는 150여 가구가 넘으며 불갑면에서는 제일 큰 마을이었다”고 번성했던 지난시절을 밝히는 김 이장은 “크게 내세울 것은 없지만 마을간에 단합이 좋아 언제나 마을이 평화롭고 공기 좋고 물 맑은 것이 가장 큰 자랑이다”고 전했다.
주민 스스로 쌀과 반찬을 보태 농한기 내내 모여 점심과 저녁을 나누는 부춘리. 이곳은 정부지원금으로 경로당을 운영하고 오랫동안 이어져온 마을자금으로 겨울을 포근하게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부녀회원들의 ‘노력봉사’로 연로한 어르신들과 남자주민들이 편안한 밥상을 받고 있어 행복해 보였다.
김 이장은 예전 이장을 맡았던 시절 지금의 마을자금을 형성하게 된 계기를 마련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특히 부춘리는 수입과 지출을 정확히 게재해 주민들에게 알리며 투명하게 마을자금을 운영해 믿음이 넘쳤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김 이장은 “주민들과 외지자녀들이 십시일반 보태 큰 부족함없이 살림을 꾸려가기는 해도 겨울철 난방비지원을 조금 늘려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며 “조금 남은 마을 안길포장과 수로관공사 등의 숙원사업은 이미 행정에 보고한 상태라 올해 원활하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마을의 궂은일에 앞장서며 솔선수범하는 김 이장은 “주민들이 화합하고 무엇보다 마을일에 적극 협조해줘 순탄하게 마을을 이끌 수 있는 것이다”며 “80세를 넘긴 어르신들이 15명이 나 계실 정도로 주민들이 건강하지만 10~20년 후엔 마을을 누가 지키며 살지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현재 마을에 빈집이 12가구나 돼 올해는 젊은 귀농자들이 많은 한해가 되길 바란다”며 “새해에도 지금처럼 주민간에 서로 위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바램을 전했다.
김 이장은 많은 사연속에 굽이굽이 넘어온 세월의 잔상에 순응하며 주민들의 무탈한 삶을 소망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