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청과·식품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젊은 주부와 60대가 족히 넘어 보이는 시장상인의 흥정이 정겹다.
영광읍 도동리 영광매일시장 안에 자리한 영신청과·식품(대표 박혁상 정영민)은 젊고 멋진 판매사원이 손님을 친절하게 맞이하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는 달리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이 직원으로 일하며 주민을 만나고 있다.
30년 넘게 영광매일시장을 지켜온 영신청과·식품은 각종 과일과 야채, 생선, 건어물 등을 비롯해 고추장, 된장, 조미료 등 음식에 첨가되는 가공식품 일체를 모두 갖추고 있다. 또 음식을 저장하기 위한 공업용얼음과 식용얼음도 취급하고 있다.
박혁상 정영민 대표와 배달·수금, 판매를 담당하는 직원 2명이 일하는 이곳은 직접 방문한 손님은 물론 영광읍을 비롯한 각 읍면의 식당과 노래방 등에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
이른 새벽시간인 오전 6시 문을 열어 오후 8~9시까지 영업하는 이곳은 연중무휴 문을 닫는 일이 없어 주민들에게 편리를 제공하고 있다.
위축된 재래시장 활성화 도모 앞장
정영민 대표는 “결혼전 시장에서 야채를 팔던 어머니를 돕다 남편을 만나 결혼해 20대 초반부터 장사를 시작해 어느덧 50세를 넘겼다”며 “밤낮으로 가게를 보다보니 제대로 외출한번을 못했지만 오랜세월 주민들이 필요한 식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보람으로 지금껏 임하고 있다”고 마음가짐을 밝혔다.
그는 또 “장사를 처음 시작하던 시절은 시장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됐지만 지금은 그 시절의 번성을 찾을 수가 없다”며 “특히 요즘은 대형마트의 등장과 광주간의 4차선 개통으로 더욱 손님이 줄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영광매일시장은 지난해 11월 노후화된 아케이드, 전기, 소방시설 등을 정비·설치하고 시장의 거리를 새로 단장하는 등 초현대식 시설로 탈바꿈했다.
또 낙후된 상가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시장활성화와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풍물장터, 도깨비경매장터, 전통먹거리장터, 벼룩장터 등 다채로운 시장축제를 열어 상인들과 주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군도 시장개선과 소비주체인 주민들의 전통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 유도를 위해 영광매일시장을 비롯해 영광터미널시장, 군남5일시장, 염산5일시장 등을 대상으로 <영광전통시장, 장보는 날>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영광매일시장은 KBS1 방송 6시내고향에 시장상인 및 지역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촬영·방영돼 전국 시청자들에게 소개되기도 했다.
예전부터 운영되며 서민의 삶 깊숙이 자리해온 재래시장. 지금은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밀려 그 빛을 점점 잃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재래시장은 넘치는 정이 있고 어린시절부터 봐왔던 물건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반가움이 있다.
1남2녀의 자녀를 낳아 기르고 지금 장사하는 터전을 장만해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영신청과·식품은 환경의 변화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상인들과 위축된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며 재래시장 명소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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