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보았습니다 - 수석수집가 김형태씨

자연과 더불어 살아서 일까 그의 얼굴은 건강과 밝음이 가득했다.
불갑면 생곡리에 살고 있는 김 씨는 일찍이 고향을 떠나 건설업에 매진하다 2년전 귀향했다. 유명 인사들의 자택을 비롯해 다양한 건축시공을 담당했던 그는 안정적인 자립기반을 마련했고 슬하의 2남2녀가 모두 장성하자 일선에서 물러나 그토록 그리던 고향의 품으로 돌아왔다.
부모가 살았고 유년시절을 보냈던 자리에서 황혼의 둥지를 튼 김 씨는 600여평의 넓은 터를 가꾸고 또 가꾸며 행복감에 젖어 있다.
젊은 시절부터 돌과 새를 좋아했던 그는 들어서는 입구부터 돌에 글을 새기고 새를 조각해 하나 가득 전시해 놓았다.
갖가지 낱말이 적힌 돌과 새의 모양을 한 돌을 따라 들어선 그의 방에는 수백점의 수석이 가지런히 전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인공이 전혀 가해지지 않은 자연의 돌속에 선명하게 새겨진 다양한 표현은 수석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특히 자연과 어우러진 새의 모습이 선명히 드리워진 돌은 신기하기 짝이 없었다.
김 씨는 “자연의 순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새들이 좋아 새 문향이 그려진 돌을 특히 많이 모으게 됐다”며 “오랜 세월동안 모아온 돌들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세상의 시름을 잊을 수 있고 돌 마다 새겨진 사연이 새록새록 자연을 읽게 돼 신비하다”고 수석을 예찬했다.
‘당신과의 만남은 내 삶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일입니다’라고 적힌 연두색 명함을 건네는 김 씨는 ‘자연사랑’에 푹 빠져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각박한 세상을 용기 있게 뒤로하고 자연의 품에 살고 있는 그가 새삼 부러운 것은 인간사가 너무도 복잡 미묘하기 때문인가 보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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