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탐방 / 석장리경로당 <법성면>

어르신들이 바라고 원하는 대로 지어졌다는 이곳은 농사에 지친 노곤한 몸을 달래고 어느 때나 마찬가지로 특별한 것 없는 일상을 채우는 곳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2008년 절실한 마음으로 지어진 이래 변함없이 어르신들의 안락한 휴식처가 되어준 곳.
마을주민들이 어르신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선사한 노래방기기며 시원스럽게 두 눈을 채워주는 요즘 유행한다는 LCD 텔레비젼은 그 휴식처가 더욱 안락해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 준다.
면민의 날 행사 때 받은 각종 트로피가 그 날의 환희를 대변하듯 위풍당당 쭉 늘어서고 1997년 다녀온 효도관광 때 찍은 사진의 어르신들은 만면에 웃음이 가득하다.
“우리들이 늙었어도 합심해서 마을일에는 발 벗고 나선다”고 전하는 최영준 회장.
최 회장과 권영근 이장은 오락가락 하던 날씨는 물론 비로 인해 감자 심는 시기를 놓쳐 걱정이 많다. 그러면서도 8살 차이가 나는 최 회장과 권 이장의 “촌에서는 기분 좋으면 모두 다 친구다”며 농을 던지며 장난치는 모습에서 그런 걱정은 뒤로 젖혀졌다.
할머니들의 화투판이 벌어지고 할아버지들의 노래판이 벌어지며 패가 갈린다. 하지만 할머니들의 수를 이겨낼 재간이 없는 할아버지들은 “남자들이 여자들의 기에 눌러 다 죽었어”라는 농으로 어쩔 수 없는 그 억울함을 대변한다.
법성하면 굴비가 유명하지만 이 마을이 먹고 사는 문제는 굴비와 연관된 것이 별로 없다. 그렇지만 이 마을 전설을 전하며 굴비가 법성의 본 고장이 된 데에는 이 마을의 영향력이 크다 하니 굴비와 연관 지을 자부심은 충분하다.
최 회장과 마을 어르신들이 이야기하는 전설에 의하면 이 마을에 있는 몇년이 됐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일본에서도 유명하다는 숙구지 우물에 관한 것이다. 이 우물의 물맛은 물론이고 빨래도 깨끗지 잘돼 아낙네들의 빨래터로, 약이 마땅치 않던 시절 바르면 병이 낫는다는 전설의 영물로서 이미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그들의 자부심이란 것은 조기가 칠산바다에 알을 품으러 오면 이 우물물을 꼭 먹어야 산란이 잘 된다는 전설로 인한 것이기도 하다.
재미난 마을이야기는 대표적인 이 이야기를 비롯해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준비해 둔 과일과 술로 계속해서 오고 갔다.
전지선 객원기자 qsc1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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