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단 / 전 영광군번영회 3대 회장

영광읍 연성2리 입동마을에 위치한 한적한 주택에서 만난 서 단(82)씨.
80세가 넘었음에도 건장한 체구를 자랑하고 있는 그는 40여년 넘게 지켜온 터에서 자연을 벗 삼아 황혼을 의지하고 있었다.
1983년부터 15년간 영광군번영회장을 맡아 지역발전에 일조했던 서 씨. 그는 당시 낙후됐던 지역부흥을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새마을금고 영광군협의회장을 지내며 지역 새마을금고의 창시자로 활동한 서 씨는 영광군번영회장을 맡아 무수한 사업을 이뤄 지역의 한 획을 그은 이로 전해지고 있다.
서 씨는 여름철이면 피서객이 붐비고 있는 가마미해수욕장을 개발한 장본인으로서 가계임대, 노래자랑 등의 사업에서 얻어진 수익금을 10년간 모아 개인소유땅을 매입, 기부체납했고 새벽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광주에서 가마미까지 버스가 오갈 수 있게 해 한때 5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아올 정도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했다.
또 현재의 자리로 영광읍 5일 시장과 버스터미널 이전사업을 추진했고 방송난시청지역 해소를 위해 KBS중계소를 설치했고 물무산 정상에 중계탑을 세워 난시청 해소에 앞장섰다.
더불어 전북방면 버스운행을 영광읍사거리를 경유하게 해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 주기도.
300여명의 회원이 활동했던 영광군번영회는 회비로 운영됐지만 회비납부가 저조해 서 씨의 사비가 많이 투자됐다.
서 씨는 “15년간 일하면서 오로지 지역발전과 주민편의를 위해 노력했다”며 “밤이나 낮이나 지역 걱정만 하던 탓에 오죽하면 아내는 ‘번영회장만 안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였다”고 바쁘게 움직이던 지난시절을 회상했다.
밖에 일로 늘 분주했던 남편을 묵묵히 내조했던 아내와는 2년전 사별했다.
공과금 내는 날과 지병을 체크하기 위한 정기적인 병원방문 그리고 이발을 하기위해 한달에 딱 세번 읍내를 나간다는 서 씨는 얼핏 보기에는 외부와 차단된 생활처럼 보이지만 나름대로의 방식을 갖추고 평화롭게 생활하고 있었다.
자녀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책읽기와 산책으로 일과를 보내고 있는 서 씨.
그는 광주전남발전협의회 회원과 영광교육청 교육행정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지나온 발자취를 후손에게 알리는 회고록을 준비중에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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