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상생하고 환원하는 삶 지향
지역과 상생하고 환원하는 삶 지향
  • 박은정
  • 승인 2010.04.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금용 / 전 염산면 4대 번영회장
염산면 봉남리 영광약방. 소재지 중심부에 위치한 이곳은 오랜 세월의 흔적이 깃들어 있었지만 여전히 아픔을 치유하는 보조자로 주민들의 발길이 잦았다.
“어디가 편찮으셔서 오셨나요.” 약이 필요해 찾아온 주민을 나지막한 목소리로 반기는 구금용(78)씨.
안경 너머 비추는 낯빛이 차분하게 다가오는 그는 48년째 이곳에서 약방을 운영하고 있다.

구 씨는 불갑면 부춘리가 고향이지만 당시 번성했던 상권을 찾아 염산으로와 터를 잡아 50여년째 염산사람으로 살고 있다.
1988년 염산면 4대 번영회장을 맡았던 구 씨는 상수도유치, 상가활성화, 면청사 증축 등 지역발전을 위한 일에 일조했다.

또 영광라이온스클럽 18대 회장을 비롯해 염산면상우회장 등을 맡아 지역과 상생하며 봉사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해 귀감이 됐다.
특히 구 씨는 현재 배움의 산실로 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키우며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가고 있는 영광전자고등학교 설립시 1만평의 부지를 희사해 당시 크게 회자됐었다.
구 씨는 “예전 염산면은 인구수가 1만6,000여명에 달하며 무척 활성화 됐었다”며 “그 덕분에 제가 운영하는 약방도 성업했고 주민들의 보내준 성원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학교부지 희사를 결심했었다”고 전했다.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는 구 씨는 당시 자녀가 장성해 자립을 위한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였지만 자식뒷바라지보다 먼저 지역학교 설립에 힘을 보태 사회환원의 뜻이 더 빛을 발했다.

구 씨는 이후에도 영광전자고등학교 교문을 설치해줬고 얼마간 염산중학교에서 장학사업을 펼치는 등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 밖에도 학교 육성회장, 운영위원장 등을 맡아 지역교육발전에 힘을 보탰다.
“나이가 들고 보니 좀 더 일찍이 사회사업을 시작했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후회가 남는다”고 말하는 구 씨.

그는 “요즘도 후배들을 비롯한 주민들이 지역을 위한 일에 열심히 활동하지만 어른들에 대한 공경과 배려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며 “세상을 오래 살다보니 아랫사람들에 대한 염려가 어쩔 수 없이 생기나보다”고 노심초사한 마음을 밝혔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구 씨는 더불어 살며 나누는 원칙을 지키는 남편의 뜻을 반대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잘하라고 격려해준 마음 넓은 아내와 조용하게 황혼을 그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지역을 위해 못다한 일에 대한 아쉬움으로 안타까워했다.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