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의가 좋아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 답니다”
“우의가 좋아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 답니다”
  • 영광21
  • 승인 2010.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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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이장님! 우리 이장님! / 37 - 법성면 용성2리 한기종 이장
“내일이 일요일이라 병원이 쉰게, 할매들이 다 병원에 나가고 오늘은 별로 없구먼.”
점심을 같이 먹기 위해 마을회관을 찾아온 어르신이 툭 내뱉는 말이었지만 그 속엔 늘 시간을 같이해 온 깊은 정이 가득 배어 있다.
시간 맞춰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몸을 바쁘게 움직이는 젊은 아낙의 모습이 아름답게 다가오는 법성면 용성2리에서 마주한 한기종(51) 이장.

50세를 갓 넘긴 한 이장은 70~80대의 노인주민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청년이장으
로 2년째 어르신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서울에서 건축 일을 하다 17년전 귀향한 한 이장은 슬하에 남매를 두고 4,000여평의 논농사와 3,000여평의 밭농사를 지으며 아내와 알토란 같은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40여가구에 12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용성2리는 벼농사를 기본으로 담배, 고추, 감자 등을 재배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 담배를 재배한 밭에는 콩과 팥을 심어 2모작 수확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세대가 거의 없고 부부 또는 자녀와 손주까지 생활하는 세대가 많아 가구 수에 비해 주민 수가 많은 편이다”고 마을특징을 설명하는 한 이장.

그는 “매년 이맘 때면 주민 모두 참여해 효도관광을 겸한 야유회를 다녀오고 7월 백중이면 주민 모두 모여 잔치를 여는 등 우의가 깊어 마을이 항상 화목하다”며 “뚜렷하게 내세울 것은 없지만 주민 간에 단합이 잘돼 언제나 마을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 것이 자랑거리다”고 말했다.

장복, 텃골, 샛터 3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된 용성2리는 마을과 마을 간의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음에도 농한기면 마을회관에 모여 점심과 저녁을 함께 나누고 때론 잠을 자기도 하며 가족 같은 정을 나누고 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늘 주민들이 모여 식사를 하는 마을회관 주방이 협소해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다용도실이 필요하다”고 주문하는 한 이장은 “어르신들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의료기구는 지난해 신청해 곧 설치될 예정이지만 연로한 어르신들의 신체를 단련할 수 있는 운동기구를 좀 더 보강해 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또 “다른 마을에 비해 농로포장과 배수로정비가 안돼 주민들이 농사철 불편을 많이 겪고 있다”며 “특히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이면 산에서 토사가 밀려와 통행과 농작물에 지장을 주는 등 어려움이 많아 개선이 시급하다”고 요구사항을 덧붙였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주민들의 추천으로 이장이 됐지만 주민들이 바라고 원하는 것을 모두 해결해 주지 못해 죄송하다”고 겸손함을 드러내는 한 이장.
그는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린 지난 겨울, 마을은 물론이고 이웃마을까지 트랙터를 이용해 눈을 치우는 등 제설작업에 앞장섰고 마을을 위한 일에 매사 솔선해 모범이장 표창을 수상하기도.

이처럼 성실한 사람으로 통하고 있는 한 이장은 농사와 개인일 등으로 하루일과가 항상 바쁘지만 이른 새벽부터 마을을 순회하며 어르신들의 안부를 살피고 언제나 마을을 위한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속 깊은 이장으로 마을에 소중히 남아 있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