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읽자 67 / 할아버지의 벚꽃 산 (마쓰나리 마리코 글·그림 / 고향옥 옮김 / 청어람 미디어)
“우리 강아지 벚꽃 보러 가지 않으련?”할아버지의 손을 잡은 손자는 즐겁게 산길을 오른다. 할아버지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쓰다듬으며 말을 건넨다. 마치 손자와 대화를 하듯 목소리는 부드럽고 표정은 부드럽다. 풀이랑 꽃이랑 벌레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손자와 함께 달리고 놀이도 하면서 둘만의 소중한 추억을 쌓아간다.
겨울이 시작 되면서 할아버지는 병이 난다. 할아버지가 점점 작아지는 것 같아 걱정스런 손자는 혼자서 벚꽃 산에 오른다. 두 손 모아 간절히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할아버지의 건강을 빈다. 그리고 찾아 온 봄날, 할아버지는 손자와 함께 벚꽃 산에 오른다. 할아버지와의 이별을 알기라도 한 듯 꽃잎은 눈물처럼 떨어진다.
손자는 기쁘고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벚나무를 심고 가꾼 벚꽃 산이 할아버지이며 소중한 사랑은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남는 것이며 이웃과 함께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잃어버린 도토리>만큼이나 인간과 자연과의 교감과 관계를 소박한 글과 부드러운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활짝 핀 벚꽃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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