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40 - 염산면 두우3리 김구희 이장

아래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밭에 고추정식을 하는 아주머니들의 목소리가 시끌벅적하다.
염산면 소재지를 한참 지나 도착한 두우3리. 백바위해수욕장을 지척에 두고 있는 이곳은 염산의 끝 마을로 바다에 둘러쌓여 있다.
품앗이로 밭일을 하는 아주머니들 사이에서 청일점으로 일손을 돕고 있는 김구희(40) 이장.
30대 중반 마을이장을 맡아 6년째 마을을 이끌어 오고 있는 김 이장은 젊은이들의 부재로 몸살을 앓고 있는 농촌을 성실히 지켜가고 있어 주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는 김 이장은 3남2녀중 차남으로 태어나 군대제대후 서울에서 잠시 직장생활을 하다 28세 되던 해 반려자인 아내와 귀향, 2만여평의 농사와 어업을 하며 부모와 살고 있다.
또 염산면청년회장과 염산축구회원으로 활동하며 지역을 위한 봉사에도 여념이 없다.
농촌의 고령화로 마을이장들 또한 50~60대가 대부분인 실정속에 김 이장은 청년의 기백으로 마을 어르신들을 공손히 섬기고 행정과 주민과의 가교역할에 부족함이 없어 주변을 밝게 비추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바다 넘어 백수가 보이는 이곳은 30여 가구에 100여 주민이 살고 있다.
농업보다는 어업이 더 활성화 된 이곳 두우3리는 요즘 수입이 짭짤한 실뱀장어 잡이가 한창이다.
“우리 마을은 어촌이다 보니 제철 잡히는 수산물이 가장 내세울만한 것이죠”라는 김 이장.
그는 “요즘 우리 마을은 물때에 맞춰 소형어선을 이용한 실뱀장어 병치 황석어 등을 잡고 있다”며 “5월부터는 중하 서대 꽃게 노란가오리 등이 잡히고 가을에는 김장새우, 겨울에는 굴 등을 채취하며 살고 있다”고 마을특징을 설명했다.
두우3리 창우마을은 특별히 마을자금을 걷지 않고 오래전 조상들이 겨울철 굴을 채취하기 위해 바다에 던져 놓은 자칭 ‘마을공동바위’에서 주민들이 굴을 채취하면 소득금 일부분을 마을자금으로 내놓아 마을운영비에 보태고 있다.
농촌마을에 마을 공동경작논이 있듯이 이곳은 어촌답게 바다에서 공동자금을 마련하는 지혜를 발휘한 것이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어업이 주 소득원인 탓에 바다를 날마다 드나들고 있는 가운데 선착장이 경사지고 높아 어획한 수산물을 나르거나 물건을 움직이는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어려움을 말하는 김 이장.
그는 “마을에 정화시설이 안돼 있어 생활하수가 모두 바다로 흘러가는 실정이다”며 “주민들의 삶을 이어주는 생명의 바다를 잘 지켜나가기 위한 오·폐수 정화시설과 방조제를 연장해 설치해 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우리 마을 이장은 멀리에 살고 있는 자식보다 더 낳지. 힘든 농사일은 물론이고 무슨 일이라도 있을 때는 제일 먼저 달려와 도와주니 말여”라며 김 이장을 칭찬하는 어르신들.
주민들의 칭찬이 쑥스러워 어쩔줄 모르는 김 이장은 고향지킴이로 어르신들의 만수무강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저작권자 © 영광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