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영 <첼로연주가>

어디선가 이런 구절을 읽은 적이 있다. 첼로연주가 정보영(32)씨를 만나고 그 구절이 생각나며 소리를 재현하고 싶은 마음이 되살아났다. 요청을 받아들여 첼로를 기꺼이 켜는 그의 악기 잡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정 씨는 2003년 처음 첼로수업이 마련될 때부터 모교인 영광초등학교에서 첼로수업을 맡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한 첼로인생. 전남과학대 강의, 유진교향악단 오케스트라 단원, 한수원 사택 문화센터 강의, 기쁜우리지역아동센터 첼로수업 등 그는 하루도 첼로를 내려놓을 시간이 없다.
정 씨는 그 바쁜 와중에도 영광이라는 이유 하나로 수업을 맡아 고향에 애정을 드러냈다.
“힘들어도 20여명 학생들의 반짝이는 눈동자와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그만둘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저를 버티게 하는 힘의 원천이기도 하고요.”
영광초등학교 첼로수업은 학교에서 악기를 지원하고 학생들의 수준이 달라 개인레슨과 마찬가지인 수업이 진행된다. 첼로의 소리 자체가 중저음이라 산만하던 아이가 차분해지는 등 아이들의 인성변화가 부모님의 호응을 얻고 있는 점의 하나라고 꼽았다.
그가 학교를 다닐 때만해도 첼로수업이나 바이올린 같은 악기수업은 생각지도 못한 시절이었다.
“제가 첼로를 배울 때는 비전공 선생님께 수업을 받았어요. 그만큼 첼로를 가르쳐줄 강사가 부족했던 거죠. 하지만 그 당시 같이 배웠던 6~7명의 아이들 모두 현재 첼로를 전공하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한 인생이죠”
평생 한 우물을 판 그에게 “첼로가 지겹지 않냐”고 물으니 “절대 아니라”고 고개를 흔든다.
“저는 어릴적부터 시작해서 그런지 첼로가 당연히 해야 되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첼로를 진정으로 즐길 수 있었던 건 다 부모님 덕이죠. 무엇이든 잘하기보다는 좋아하고 좋아하기보다는 즐기라던 부모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있었으니깐요.”
또 “욕심이 많다”고 말하는 그는 첼로에 접목해 평생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
그는 “영광에도 음악에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많은 걸로 안다”며 “청소년오케스트라 설립으로 그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이뤄져 영광이 문화적으로 선진대열에 합류하길 기대해 본다”고 지역사랑을 여전히 남겼다.
전지선 객원기자 qsc1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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