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시작된 고된 농사철 주민 모두 건강하길”
“본격적으로 시작된 고된 농사철 주민 모두 건강하길”
  • 영광21
  • 승인 2010.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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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군남면 설매2리 심경보 이장
연이은 찬바람속에 움추렸던 봄이 곧바로 여름으로 향하고 있다.
후덥지근한 바람이 비를 예감하고 있는 가운데 농촌의 들녘은 일손을 재촉하고 있다.
바빠진 농사일정 때문인지 찾아간 군남면 설매2리에는 벌써부터 주민 찾아보기가 도통 어려웠다.
불규칙한 일기속에서도 비닐하우스에서 튼실하게 자란 고추모를 밭에 이식중인 주민들 사이에서 만난 심경보(55) 이장.

“요즘 무척 바쁘단 말이요”라며 건네는 첫인사가 다소 퉁명스러웠지만 그 뒤엔 우직한 인간미기 숨어 있어 서운함보다는 반가움이 앞서는 만남이었다.
최근 5년째 마을을 대표하고 있는 심 이장은 군대를 제대한 20대 초반부터 마을이장을 맡기 시작해 중간에 조금씩 쉬기는 했어도 통틀어 15여년간 장기집권(?)한 베테랑 이장이다.
이곳에서 나고 자라 평생을 살고 있는 심 이장은 슬하에 1남3녀를 두고 있으며 1만5,000여평의 농사를 짓고 있다.

그의 아내는 바쁜 농사철에는 간간히 농사일을 도와주지만 영광읍 터미널시장의 ‘맛집’으로 통하는 팥죽가게를 운영해 일손돕기가 녹록치 않다.

우리마을 만의 자랑거리
대삼동, 치산, 서당 등 3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된 설매2리는 50여가구에 100여주민이 살고 있다.
이곳 설매2리도 여느 마을처럼 수도작 농사가 주를 이루지만 고추와 참깨농사도 수입을 올리는데 상당부분 일조하고 있다.

특히 영광특산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찰쌀보리를 재배해 2모작으로 인한 농가소득 창출과 지역발전에 기여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시너지효과를 거두고 있다.
심 이장은 “크게 내세울 것은 없지만 주민들이 인성이 고와 항상 마을이 조용하고 평화롭다”며 “특히 주민 대다수가 70~80대를 차지하지만 노환으로 인한 불편함 외에는 큰 질병없이 건강해 마을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어르신들의 건강에 감사했다.
산에 하얀 눈처럼 매화가 피어있다고 해 붙여진 ‘설매’라는 마을이름처럼 이곳 설매2리 주민들은 매실나무가 심어진 설매산 품에 안식하며 평범하게 살고 있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심 이장은 “우선 필요한 시설도 중요하지만 농촌 특성상 주민들이 모두 연로해 노인들을 위한 세심한 복지정책이 필요하다”며 “주민들이 남은 여생을 좀더 편안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정성어린 관심과 배려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고 일상적이지만 소중하고 귀한 바람을 전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바쁜 일과속에 찾아온 기자를 반듯이 마주하지도 못하는 무뚝뚝한 그였지만 심 이장은 취재 내내 마을안내에 열심이였다.
마을이장과 더불어 군남면 산불진화요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심 이장은 보여지는 겉모습보다는 내면속 성실함이 돋보이는 사람이었다.

“막 시작된 본격적인 농사가 무탈하게 잘 마무리돼 올해도 대풍이루길 바란다”며 고추정식이 한창인 밭으로 다시 향하는 심 이장은 전라도 남자 특유의 모습 그대로였지만 책임감이 남달리 강해 주변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