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앞두고
스승의 날을 앞두고
  • 영광21
  • 승인 2010.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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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신경채 (영광교육청 교육장)
며칠후면 스승의 날이 된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즐거워지는 게 아니라 조마조마한 마음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최근에 서울을 진원지로 한 교육비리가 온 국민을 경악케 했고 교직사회 전체가 부정·부패집단인 양 매도되는 사태가 또다시 되풀이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장공모제니, 교육청 개편안이니 숨가쁘게 돌아가는 개혁의 물결에 휩쓸려 안정돼야 할 교직사회가 예측할 수 없는 불안감에 흔들리고 있음도 사실이다.

이렇듯 비난의 눈총을 받고 안타까워하면서도 가슴에 꽃을 달고 제자들이 불러주는 ‘스승의 은혜’를 듣고 있을 마음의 여유가 있겠는가?

이제는 스승의 날을 ‘담임교사에게 선물주는 날’ 정도로 여기지 말고 스승의 날 본래의 뜻을 살려 사회의 행사로 돌려줬으면 한다.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나름대로 진정 자신이 존경하는 스승을 찾아뵙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

학교에서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조용히 수업하는 날, 아니면 오전수업하고 오후에는 교직원체육행사(교내 또는 군단위)라도 실시하는 정도였으면 좋겠다.
교사는 가르친지 몇개월 되지 않은 지금의 제자에게서 보다는 먼 훗날 ‘선생님 덕택에 내 인생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라고 말하는 제자에게서 위안을 받고 행복감을 누렸으면 한다.

얼마전 선배의 정년퇴임식장에서 제자 한사람이 “가난해서 중학교에 가지 못하는 저에게 영어사전 한권을 주시면서 ‘공부는 꼭해야 한단다’라고 말씀해 주신 덕택에 자장면 배달을 하면서도 공부를 계속해 지금은 서울의 유명호텔 주방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또 한 제자는 “선생님이 저더러 항상 장군감이라 하셔서 정말 장군이 돼 지금은 국방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며 가슴 뿌듯한 감동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던 기억이 새롭다.

이렇게 말없이 온 정열을 다 받쳐 가르쳐 준 선생님, 작은 학교지만 마음껏 아이들의 꿈을 키워준 선생님, 따뜻한 가르침으로 제자의 인생을 바꿔준 우리 영광의 선생님들, 모두 그런 선생님들이 되시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