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만들어 가는 20년 전통 팥칼국수집
행복을 만들어 가는 20년 전통 팥칼국수집
  • 영광21
  • 승인 2010.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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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영광읍>
영광읍 터미널 시장안 변변한 간판 하나없이 손님과 주인사이에 테이블 하나만을 두고 팥칼국수를 고집스럽게 취급하는 곳이 있다.
20여년째 옛날 방식 그대로 팥칼국수를 만들어 팔며 터미널시장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꿋꿋하게 지켜온 이경숙(51)씨가 그 주인공.

화장을 곱게 하고 미소 띤 얼굴로 손님을 맞이하며 곧바로 팥물을 끓이고 반죽을 뽑아 따끈한 팥칼국수 한 그릇을 완성하는 모습이 천직으로 보인다.
그의 사람에 대한 정만큼이나 수북하게 담겨진 팥칼국수는 전라도 사투리에 빗대어 징허게도 맛깔나 보여 입맛을 돋운다.

그의 하루 일과는 아침 8시에 시장을 출근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루 먹을 양만큼의 재료를 준비하고 다 팔리면 하루 일과는 오후 4~5시면 끝이 난다.
안타깝지만 정해진 양이 다 팔리면 손님이 온다고 해도 할 수 없는 노릇으로 그의 맛 비결을 고수하기 위해 정해놓은 원칙이니 돈 욕심을 낼 수는 없다.

그의 장사 성공비결은 손수 농사지은 국산팥을 이용한 신선한 재료와 손님의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 됐다.

요즈음 고급 음식점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오픈키친’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지만 그는 꼭 그런 어려운 용어를 쓰지 않고라도 고객위주시스템이 자연스럽게 맞춰져 있다.

또 테이블 사이를 두고 고객과의 진실된 만남은 그가 이 장사를 하는데 재미를 느끼는 것 중의 하나로 단골 손님을 쌓는데 한몫을 해냈다.
“간판을 걸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계속해서 찾아주는 손님이 한없이 고맙죠.”
“그 고마운 마음이 20여년의 팥칼국수 장사를 하게 만들었다”는 이경숙씨.

현재 군남면에 거주하며 1남 3녀의 자녀도 정성스럽게 키워냈고 남편과 다복하게 살고 있다.
“인생 고민할 것 있습니까. 재미난 일 하고 살고 하고 싶은 일 하고 살면 그게 행복이죠. 모든 일이든 재미로 해야지 재미없으면 지금까지 못하죠. 체력이 버텨주는 한은 계속해서 팥칼국수 팔 겁니다.”
말투만큼이나 담담하고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성격의 소유자인 그는 꾸밈없는 모습으로 겉과 속이 다르게는 말을 하지 못한다.

그는 “앞으로 간판을 내걸고 가게를 제대로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재미가 있을까”라는 말로 “현재 운영하고 있는 팥칼국수 장사도 충분히 만족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근래 날씨가 꽤 더워졌지만 이열치열이라는 말도 있듯이 저렴한 가격의 따뜻한 팥칼국수 한 그릇으로 건강도 챙기고 그의 정도 듬뿍 담아가는 기회를 마련하면 좋겠다.
전지선 객원기자 qsc13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