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애환과 정 묻어나는 유일무이한 ‘전파사’
서민의 애환과 정 묻어나는 유일무이한 ‘전파사’
  • 영광21
  • 승인 2010.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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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전자
전자제품 서비스점이 보편화되지 않던 시절, 많은 사람들은 전자제품이 고장나면 제일 먼저 전파사를 찾아갔다.

라디오, 텔레비전 따위의 전자기파를 이용한 전기기기를 주로 취급하는 가게인 전파사. 거의 자취를 감추고 추억의 장소로만 기억되고 있는 전파사가 영광에 아직 남아 있다.
“저희 집에서는 수리도 하고 수리된 가전제품을 팔기도 하죠”라며 말문을 여는 삼화전자 김대식 대표.

그는 20대 초반부터 전자제품 수리를 배우기 시작해 군대를 제대한 후 가게를 인수해 지금껏 운영하고 있다.

영광읍 백학리에서 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남천리에서 운영되고 있는 삼화전자는 가전제품 수리를 기본으로 각종 행사 음향기기 대여와 비디오 촬영 등을 전문으로 하는 토탈음향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또 연로한 지역어르신들의 편의를 위해 출장수리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정성을 다하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출장비를 저렴하게 받거나 아예 무료로 수리를 해 주는 등 지역주민들에게 선행을 베풀고 있어 주변의 칭송이 자자하다.

지역 어르신 위한 배려와 봉사 돋보여
“가진 기술로 조금만 신경써 많은 사람들이 편리해 진다면 얼마든지 해야죠”라며 선한 웃음을 짓는 김 대표.

그는 “가전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대형매장과 서비스 전문업체가 없던 사업초창기 시절에는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며 “이후에도 꾸준하게 사업이 이어졌지만 IMF로 나라 전체의 경제가 흔들렸던 1990년 후반부터 사업이 점차 하향곡선을 타기 시작했다”고 그간의 사업변천상을 밝혔다.

한창 사업이 번성하던 시기에는 아내가 사업을 도왔지만 현재는 김 대표 혼자 업체를 꾸려가고 있다.

이곳 삼화전자는 주중에는 30년 넘은 단골손님들의 수리를 위한 방문과 출장요청이 이어지고 주말에는 웨딩홀 등에서 결혼식, 피로연 등을 촬영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농번기와 결혼시즌인 지난 요즘이 비수기인 이곳은 다소 한가로움이 머물러 있다.

염산면에서 이곳 삼화전자까지 수리를 나온다는 한 어르신은 “시간이 있거나 소형 가전제품은 직접 가지고 나와 수리를 맡기지만 바쁜 농사철이나 대형 가전제품은 출장을 의뢰해 수리하고 있다”며 “몇십년을 찾아오고 지켜봐도 늘 변함없이 편안히 대해주고 수리비 또한 저렴해 이곳의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기독개신교의 독실한 신자인 김 대표는 현재 요양병원에서 간병사로 일하는 아내와 슬하의 1남2녀 자녀의 뒷바라지를 하며 묵묵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무리한 사업 확장이나 욕심을 내세운 영업을 늘 지양해 왔다”는 김 대표는 관내 유일무이한 전파사 대표로 베풀며 봉사하는 삶을 살 것을 약속했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수리를 기다리거나 마친 가전제품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삼화전자. 이곳은 긴 세월동안 쌓여진 서민의 애환과 정이 묻어나는 따뜻한 장소로 주민들 기억에 소중하게 머물러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인터뷰 / 김대식 삼화전자 대표
“보답하는 마음으로 성실히 임해”


어린 시절부터 손재주가 남달라 배우기 시작한 기술이 평생 직업이 된지도 어언 30년을 훌쩍 넘었다.
큰돈을 번다는 생각보다는 주민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이 긴 세월을 지탱하게 했고 무엇보다 변함없이 찾아 주는 주민들이 있어 가능했다.

그리고 저의 발길과 손길을 과분할 정도로 고마워하는 주민들의 성원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큰 힘이 됐던 것 같다.

이러한 주민들의 관심 덕택에 아이들도 모두 성장시켰고 안정적인 생활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

오랜 세월 베풀어준 주민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늘 최선을 다하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금의 이 자리를 성실히 지켜 갈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