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대마면 화평1리 김종기 이장

10여년간 마을이장을 맡아 열심인 그는 가정에서 버려진 가전제품이나 고물상에 있는 물건들을 주워와 수리를 한 후 그 물건들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어 만능박사로 통한다.
김 이장은 전북 고창 고수에서 태어났지만 46년전 대마로 터를 옮겨와 살고 있다. 지난 2004년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이후 힘든 일을 하지 못하는 그는 3,000여평의 농사를 지으며 오로지 마을일에만 전념해 주민들의 칭송이 높다.
김 이장은 고장난 가전제품을 수리해 마을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일 외에도 혼자 지내는 어르신들의 가정을 방문해 고장난 전기시설들을 고쳐주기도 하고 바쁜 농사철에는 교통수단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가정에 농약이나 비료를 직접 구입해 집까지 가져다 주기도 하며 주민의 손과 발이 돼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이장은 우리 마을의 보배지. 건강이 썩 좋지 않음에도 마을 일에 제일 먼저 발벗고 나서고 마을 심부름이란 심부름은 다하니 어찌나 고마운지…”라며 목소리를 모으는 주민들은 이장을 제일 먼저 자랑했다.
능주, 상화, 산정, 범실 4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된 화평1리는 75가구에 18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밭농사보다는 논농사가 주를 이루는 이곳은 ‘화평친환경단지’로 지정돼 우렁이를 이용한 3년간의 저농약재배를 거쳐 올해부터는 무농약으로 벼를 재배해 무공해 쌀단지로서의 주민들의 자부심이 높다.
또 일부농가에서는 하우스에 딸기를 재배해 출하하고 다시 그곳에 수박을 그리고 겨울철에는 풋고추를 재배해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김 이장은 “우리 마을은 다른 마을과 다르게 백중날 쉬지 않고 매년 음력 7월25일 쉬고 있다”며 “3일 마을에서는 음식을 준비해 걸판지게 놀고 먹으며 푹 쉴 계획이다”고 말했다.
특히 화평1리는 부녀회를 중심으로 폐품을 수집해 판 수익금으로 마을잔치를 준비하고 야유회 등을 다녀와 알뜰함을 과시하고 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김 이장은 “우리 마을은 크게 행정기관에 바랄 것은 없지만 마을을 통과하는 서해안고속도로 옆의 배수로가 막혀 요즘처럼 비가 많이 내리면 물이 역류해 하우스 등 농지가 잠기고 있다”며 “빠른 하천공사로 주민들의 피해가 최소화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주민들은 “행정기관의 예산이 세워져 곧 공사가 진행되기는 할 것이지만 마을모정 바닥이 부식돼 공사가 시급하고 비가림 설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요청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제가 건강이 좋지 않아 심한 일은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주민들 심부름이라도 잘 해야죠”라며 환한 웃음을 짓는 김 이장.
그는 영농회장과 친환경재배단지장을 함께 맡아 마을의 크고 작은 일들을 알아서 처리해 주는 마을의 기둥으로 마을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성실히 살고 있다.
슬하의 2남3녀를 모두 출가 시키고 마을부녀회장을 20년 가까이 맡고 있는 아내와 이웃과 아름다운 정을 오래토록 나눌 것을 약속하는 김 이장의 건강한 삶을 기원해 본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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