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례 / 영광읍 덕호3리

이른 아침, 쪽빛 하늘 구름사이로 내리쬐는 햇빛이 가득찬 습기를 조금이나마 말려주며 일상의 여유로움을 전해주고 있는 한 주택에서 김삼례(67)씨와 마주했다.
알아듣지 못할 소리를 내며 몸짓과 표정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김 씨는 청각장애1급으로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농아인이었다.
백수읍 지산리에서 셋째딸로 태어난 김 씨는 태어나면서부터 선천적으로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나 평생 세상소리를 듣지 못하며 살고 있다.
초혼에 실패하고 30대 초반 같은 청각장애가 있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슬하에 3남을 두고 있는 김 씨는 대가족과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속에 어렵게 생활을 꾸려왔다.
또 시집온 후부터 지금까지 홀로 된 시어머니를 봉양하고 있으며 올해 97세된 시어머니가 7년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음에도 돌봄에 소홀함이 없어 주변의 칭찬이 자자하다.
특히 5남4녀 9남매의 셋째로 가장 어렵게 생활하고 있음에도 다른 형제들에게 불평불만없이 노모의 대소변을 받아내며 부부가 지극정성을 다해 효성을 더욱 높이 사고 있다.
김 씨가 청각장애인인 관계로 직접적인 대화가 어려워 몸짓의 통역과 사정을 이야기해 주기 위해 동행한 한천섭 이장은 “김 씨 부부는 보호를 받아야 하는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생활을 꿋꿋히 이겨내며 항상 밝은 표정으로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며 “특히
마을행사나 궂은 일에 앞장서 솔선수범해 마을주민들의 칭찬이 높다”고 말했다.
워낙 가난한 가정에 시집와 농사지을 농토하나 제대로 없는 김 씨는 마을에서 논을 임대해 논농사를 지으며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슬하의 3형제중 장남은 어렸을 때 병을 앓아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고 나머지 두아들도 반듯한 직장없이 생활해 부모에게 오히려 의존하고 있는 딱한 상황이다.
김 씨는 이처럼 무엇하나 내세울 것 없는 힘들고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챙기며 어른을 공경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미덕을 실천하고 있어 가진 자들의 오만불손함을 반성하게 하고 있다.
신체의 건강과 부족함 없는 재산을 지닌 사람들에게 무언의 교훈을 전달하는 김 씨는 9일 제13회 영광읍민의 날 행사에서 효행상을 수상한다.
말을 많이 하던 평소와 달리 인터뷰 내내 눈빛만을 교환한 김 씨.
“당신의 이번 효행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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