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군서면 덕산2리 정용태 이장
지난 7일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이 지나서인지 가을바람이 점점 차가워지며 계절이 겨울을 향하고 있다.다소 쌀쌀한 바람을 등지고 도착한 군서면 덕산2리. 이곳은 들녘의 추수는 모두 끝났지만 일부 밭에서는 다시 내년 농사준비가 한창이었다.
마을주민의 밭에서 양파심기를 돕고 있는 정용태(61) 이장. 안경너머로 비춘 얼굴이 선한 그는 6년째 마을이장을 맡아 마을을 이끌고 있다.
평생의 동반자인 아내와 1만여평의 논농사와 3,500여평의 밭에서 고추 담배 양파 등을 재배하며 살고 있는 정 이장.
그는 슬하에 2남1녀의 자녀중 큰 아들은 결혼해 출가시켰고 1남1녀는 아직 미혼이다.
“제가 우리 마을에서 두번째 막둥이입니다”라고 말하는 김 이장은 마을대표를 떠나 마을주민들의 가까운 동생처럼 또는 다정한 친구 같은 이장으로맡은 책임을 다하고 있어 주민들이 의지하며 따르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70여 세대에 12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덕산2리는 마을 모습이 소가 앉아 있는 형태라 해 자연마을 이름이 ‘하소’ ‘상소’ 등으로 불리고 있다.
마을주민의 80%가 진주정씨로 자자일촌을 이루고 있는 이곳은 주민간 단합이 잘되고 우의가 깊어 마을이 항상 화기애애하다.
정 이장은 “우리 마을은 얼마 안 있으면 담게 될 김장 때 마을주민은 물론 전국에 살고 있는 자녀들과 향우들이 모여 다 함께 김치를 담고 있다”며 “이날은 김장을 넘어 마을축제로 음식을 나누며 즐거움이 넘치는 하루가 되고 있으며 수년째 마을전통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마을은 다른 마을과 다르게 칠순이나 팔순잔치를 마을회관에서 치르며 마을사람들을 한데 모으고 있다”며 “특히 마을부녀회가 활성화돼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를 주도해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여느 마을과 마찬가지로 주민 대부분이 연로한 이곳 덕산2리는 현재 마을에 위치한 덕산진료소에 소장이 부재중이어서 불편을 겪고 있다.
군서보건지소에서 화, 수요일 출장진료를 나오는 이곳은 주민들이 직접 보건지소를 찾아가거나 영광읍으로 진료를 받으러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정 이장은 “보건소의 인원감축 때문인지 아니면 이용하는 주민이 줄어서인지 마을에 있는 진료소가 운영되고 있지 않다”며 “노후된 진료소의 신축을 위해 부지도 확보해 놓은 상태속에 하루라도 빨리 진료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길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정 이장은 “이곳 덕산2리는 제가 나고 자라왔고 평생을 살아온 곳으로 가장 소중한 터전이다”며 “남은 임기동안 연로한 마을주민들의 심부름꾼으로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보내준 주민들의 협조에 감사드리며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불편을 해소하는 이장으로 열심히 활동하겠다”며 “무엇보다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기원하고 남은 노후에 편안함만이 깃들길 소원한다”고 말했다.
저문 가을들녘에서 만난 김 이장은 소박한 주민들과 어우러져 그들과 행복한 삶을 꿈꾸고 있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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