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곱게 물든 가을산이 어서어서 놀러오라 한다. 가을의 아름다움은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동물들도 풍성한 가을을 만끽하고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은 무엇일까? 가만히 들여다보니 곰이다. 그것도 두 마리다. 아기곰과 엄마곰은 입안 가득 머루를 따 먹는다.

아기곰은 처음으로 가을 나들이를 떠난다. 바로 연어를 잡으러 가는 것이다. 펄떡이는 연어를 잡으러 강으로 뛰어드는 엄마곰을 보며 아기 곰도 연어를 잡으려 안간 힘을 쓴다.
작가의 고향인 훗카이도의 자연과 동물의 이야기를 목판화로 담았다.

굵고 가는 선을 이용한 산과 강 그리고 곰의 모습은 볼수록 매력적이다. 섬세하게 담은 선 하나하나가 힘차고 감동적이다. 몇가지 색만으로도 역동적이면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엄마곰은 아기곰에게 행동으로 가르친다. 반복되는 학습의 효과인 것이다. 그것을 보고 배운 아기곰은 스스로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성장해 간다. 겨울잠을 자면서 아기곰은 몸도 마음도 부쩍 자랄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품고 살아있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것이다.

지선아 / 동화 구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