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불갑면 응봉리 김대자 이장

20여호에 30여명이 살고 있는 응봉리는 산간 오지마을이지만 사심없이 현실에 만족하며 열심히 생활해 몸과 마음이 건강한 마을이었다.
넉넉한 웃음이 넘치는 응봉리에서 만난 김대자(61) 이장. 올해 환갑을 넘긴 그였지만 고령화된 농촌에서는 아직 청년(?)으로 그의 역할이 커 보였다.
30대 후반부터 마을이장을 맡아 중간 중간 쉬긴 했어도 18년이란 긴 세월동안 마을을 이끌어 온 김 이장은 최근에는 3년째 마을을 돌보고 있다.
슬하에 2남2녀의 자녀를 두고 8,000여평의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는 김 이장은 젊은 시절 잠시 마을을 떠난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탯줄을 묻은 고향을 지키며 마을의 기둥이 되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마을을 품고 있는 산 아래의 논에서 벼를 재배해 주요 소득을 창출하는 이곳 응봉리 주민들은 고추 양파 등을 함께 재배하고 있다.
“예전 주민수가 많았을 때는 정월대보름에도 당산제를 지내고 전통놀이를 하며 마을잔치를 성대하게 치르고 1년에 세번씩 나들이를 다녀오는 등 마을행사가 많았다”며 마을이 번성하던 시절을 돌이키는 김 이장.
그는 “지금은 주민수가 적어 예전 같은 즐거움은 없지만 주민들의 단합이 잘 돼 한 가족처럼 오순도순 가깝게 지내고 있다”고 단란한 마을분위기를 전했다.
응봉리는 여느 마을에 비해 주민수가 적음에도 10여명의 40~50대 젊은 주민이 살고 있으며 몇 가정을 제외하고는 부부가 함께 해로해 이웃마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또 농한기 내내 모여 점심식사를 나누며 농촌전용 놀이인 화투가 아닌 윷으로 놀이판을 펼치며 화합을 다져 늘 웃음이 넘쳐나는 행복한 마을이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김 이장은 “마을에 있는 조그마한 저수지를 이용해 마을전체가 농사를 짓다보니 농사철이면 항상 농업용수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여름철 비가 많이 내리면 저수지 둑이 무너져 물이 새어나가 이를 튼튼히 하는 보수공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버스승강장이 마을과 멀어 몸이 불편하고 연로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버스승강장이 마을 앞 가까이 설치되길 희망한다”며 “농사철을 대비해 농로포장과 용·배수로정비 등이 마을에 필요한 사업이다”고 요구사항을 덧붙였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우리 마을 이장은 마을 청소 등 주민을 위한 봉사에 앞장서며 마을을 위한 일이라면 제일 먼저 발벗고 나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주민들과 변함없이 살아갈 것을 약속하는 김 이장.
그는 당장 눈에 보이는 큰 이익보다는 꾸준히 마을발전을 이뤄가는 ‘노력형’ 이장으로 마을주민들과 함께 하고 있었으며 마을의 평화를 지키는 행복지기로 성실하게 마을을 이끌어 갈 것을 되새겼다.
“모!~~워메 도가 나와 버렸네. 어이 이번엔 이장이 한번 던져 볼랑가.”
점심시간 이후 펼쳐진 흥겨운 윷판에서 덩달아 신이 난 김 이장은 소박한 주민들과 건강한 휴식에 빠져 있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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