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안부 살피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과죠”
“어르신들 안부 살피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과죠”
  • 박은정
  • 승인 2011.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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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임 / 법성면 노인돌보미
“어르신 오늘은 날씨도 춥고 밖에 눈도 많이 내리니까 밖에 나가시지 말고 안에서 지내세요.” “어르신 식사는 드셨어요. 밖이 미끄러우니까 조심히 다니시고 병원에서 타 온 약이랑 잘 챙겨드세요.” “어머니 오늘도 혼자 집에 계세요. 밖이 춥고 미끄럽기는 한데 경로당에 조심히 나가셔서 점심이라도 같이 드시고 놀다 오세요.”

어르신들을 걱정하는 전화통화가 끝날 줄 모르는 김정임(52)씨. 법성면에서 노인돌보미로 활동하고 있는 김 씨는 자신이 관리하는 노인들의 여건에 맞춰 일일이 안부를 묻고 있었다.

전북 김제가 고향인 김 씨는 충청도와 전라도를 섞어 놓은 느릿한 사투리로 정감있게 어르신들과 전화통화를 나눠 더욱 친근해 보였다.

자식들의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홀로된 연로한 노인들을 주1회 직접 방문하고 주2~3회 전화로 안부를 챙기는 일을 하고 있는 김 씨는 법성면 법성1~7리, 대덕리, 신장리, 덕흥리, 지장리 등의 노인 33명을 담당해 하루하루가 분주하다.

남편과 자식뒷바라지만 하며 전업주부로 살던 김 씨는 공무원을 지낸 남편이 정년퇴임하고 자식들이 모두 성장하자 어르신목욕봉사 등에 조금씩 참여하다 지인의 추천으로 노인돌보미활동을 2년째하고 있다.

약간의 활동비가 지원되기는 하지만 이동하는 차량유지비를 제외하고는 생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속에서도 김 씨는 어르신들의 밑반찬을 챙기고 위급한 상황을 알리며 맡은 일 외에도 최선을 다해 활동이 빛을 발하고 있다.

김 씨는 “처음에는 주어진 일이라고 생각하고 활동을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어르신들에게 빠져들어 가족 이상의 관심을 갖게 됐다”며 “어르신들을 한주라도 만나지 못하거나 전화연결이 안되면 안부가 궁금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어르신들을 향한 애정어린 마음을 전했다.

그는 또 “저를 비롯한 관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노인돌보미들은 돈을 번다는 생각보다는 어르신들에게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저희들의 도움을 받아 그나마 신변을 보호받는 어르신은 다행이지만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은 세상 관심과 동떨어져 있어 안타까움이 크다”고 전했다.

초혼에 실패한 아픔을 딛고 재혼해 20년 넘게 알콩달콩 가정을 화목하게 꾸려온 김 씨는 자신이 한 때 겪었던 상처를 교훈삼아 어려운 이웃을 살뜰히 보살피고 있다.

또 홈패션을 배워 간단한 옷의 수선이나 커텐 등의 집안 장식물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김 씨는 타고난 손재주를 활용할 수 있는 미용기술을 배워 찾아가는 어르신들의 미용봉사를 꿈꾸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