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전화는 삶을 바꿔준 고마운 지지터”
“여성의전화는 삶을 바꿔준 고마운 지지터”
  • 박은정
  • 승인 2011.01.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도연 <영광여성의전화 대표>
눈웃음 짓는 얼굴, 청량한 목소리, 여성스러움이 넘쳐나는 정도연(53)씨를 만난 곳엔 이주여성들을 비롯한 활동가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겨울아침의 쌀쌀함 속에 찾아가 그를 만난 곳은 모든 폭력으로부터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여성의 복지증진과 가정 직장 사회에서 성평등을 이룩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함으로서 이 땅의 평화와 민주사회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여성인권단체인 영광여성의전화 사무실이였다.

지난해 8월 영광여성의전화 대표로 부임해 5개월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 씨. 그는 지역여성들의 생활상의 문제를 지역에 맞게 풀어내며 지역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여 스스로 실천하고 행동하는 여성의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고민이 깊다.

“지난 2002년 우연히 여성의전화에서 실시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인연이 돼 여성의전화 골수팬이 됐다”는 정 씨는 가정에서 1남1녀의 자녀를 돌보고 남편을 내조하며 살림만 하는 전업주부였다.

함평 월야가 고향인 정 씨는 20대 초반 같은 마을에서 만난 남편을 친정식구들의 반대로 도피하다시피 영광을 찾았다. 이렇게 찾아온 영광이 벌써 31년째.

정 씨는 어린시절부터 아들귀한 딸부잣집 1남8녀의 일곱째로 태어나 언제나 모든 순위에서 밀려나야 하는 차별을 받고 살아야만 했다. 또 어렵사리 시작한 결혼생활에서도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남편의 간섭과 속박으로 항상 마음 졸이며 살았다.
남편은 자유롭게 바깥생활을 하면서 세상을 만끽했지만 정 씨는 늘 울타리 안에 갇혀 생활했다.

이렇게 억압된 생활속에 무거운 그림자가 걷힐 줄 몰랐던 정 씨는 여성의전화를 만나며 그동안 쌓아뒀던 마음의 상처를 털어놓고 치유하며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는 전환의 계기가 된 것.

“여성의전화를 만난 것은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었다”는 정 씨는 “꼭꼭 감춰뒀던 내면의 고통을 훌훌 털어버리고 삶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여성의전화를 많은 여성들이 방문해 밝은 세상을 맞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연히 찾은 여성의전화를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은 정 씨는 상담원자격을 획득했고 평소 글쓰기를 좋아했던 취미활동을 살려 방송통신대학에 입학, 국어국문과를 전공해 4학년 전과정을 마쳤다.

여성운동가로서 여성주의 가치를 추구하며 조직활동가로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 씨는 조직과 자신의 비전을 향한 도전장을 당당히 내놓고 있다.
회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관계를 맺어가면서….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