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염산면 오동2리 강복규 이장

농한기를 맞은 어르신들의 화투놀이로 마을회관이 시끌벅적한 염산면 오동2리 신오마을.
한쪽에서는 여자어르신들이 화투 패를 나누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남자어르신이 10원짜리로 점수계산이 한창인 이곳은 남녀어르신들이 각방을 사용하지 않고 한데 모여 여가를 즐겨 유난한 정이 느껴졌다.
이런 어르신들의 즐거운 겨우살이를 바라보며 마냥 흐뭇한 강복규(54) 이장.
5년째 마을대표를 맡고 있는 강 이장은 얼마 안있으면 치러질 염산농협 감사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행보로 발걸음이 분주했다.
강 이장은 서울에서 직장생활과 사업 등을 10여년간 영위하다 세계적인 경제위기였던 IMF를 맞아 사업에 실패하고 1998년 귀향, 정착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겼었다.
숲가꾸기 공공근로요원으로 7여년간 일을 하며 바닥부터 계단을 오르기 시작해 현재는 1만2,000여평의 논농사와 6,000여평의 밭농사를 지으며 농기계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
강 이장은 안정된 귀농을 이루기까지 마음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 고향 주민들의 관심과 배려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마을을 이끌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강 이장이 살고 있는 신오마을과 상오마을 연화마을 3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된 오동2리는 54가구에 98명의 주민이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평화롭게 살고 있다.
“우리 마을에 자랑이 있다면 마을농사를 책임지는 연화마을 저수지를 꼽을 수 있다”며 “마을의 젓줄이 되고 있는 저수지의 물이 좋아서인지 주민들이 모두 유순하고 마음씨 또한 착해 서로 다투는 일이 없이 행복하다”고 마을분위기를 자랑하는 강 이장.
그는 “특히 마을부녀회가 활성화돼 매년 어버이날이면 잔치를 열고 견학, 야유회 등을 다녀오는 등 화합을 주도하고 있다”며 “작은 것 하나라도 함께 나누려는 넘치는 인심이 마을의 가장 소중한 재산이다”고 말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마을 주민들이 욕심이 없어서인지 마을에 필요한 것들에 대한 요구사항도 그리 많지 않다”며 주민들의 소박함을 전하는 강 이장.
그는 “농촌이다 보니 농사철 불편을 겪고 있는 농로포장과 수로공사가 우선 필요하다”며 “욕심을 하나 더 내자면 겨울철 어르신들이 몸을 씻을 수 있는 자그마한 찜질방이라도 설치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우리 마을은 이장각시가 점심 때 나와 어르신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해 주고 영판 잘혀”라며 강 이장의 부인을 칭찬하는 주민들.
남편을 따라 귀향해 주민들의 손과 발이 돼 심부름 역할에 나무람이 없는 아내와 고향 돌보기에 흠뻑 빠진 강 이장은 따뜻한 마음과 성실한 행동으로 오동2리의 든든한 ‘문지기’가 되고 있었다.
“올해도 주민 모두 건강하고 지금처럼 즐겁게 화합하며 편안한 생활을 이어가길 희망한다”는 강 이장은 순수한 주민들과 곱게 물들어 아름다워 보였다. 그리고 그는 주민들의 믿음직한 아들로 착실하게 남아 있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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