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치 (한스 피셔 글 그림 / 유혜자 옮김 / 시공주니어)
우리의 주인공 피치는 다섯 형제중 막내로 태어난 고양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고양이의 모습은 실타래를 뒹굴며 놀거나 느긋하게 낮잠 자고, 아니면 높은 곳에 오르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하지만 피치는 그런 고양이와는 다르다. 그런 놀이는 시시하게만 느껴져 삶이 지루하다. 피치는 뭔가 아주 다른 것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살며시 주인할머니 몰래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그리다 만 듯한 그림이 더욱 매력적인 한스 피셔의 그림은 보면 볼수록 빠져든다. 배경을 꽉 채우지 않은 여백의 미는 등장인물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펜으로 쓱쓱 그리고 대충 색칠한 듯 하지만 표정이며 동작 그리고 섬세한 감정까지 담겨 있어 마치 살아 있는 듯하다.
피셔의 모험은 그리 순탄치 않다. 수탉을 따라하는 것도 오리를 따라 헤엄을 치는 것도 영양처럼 젖을 짤 수도 없다. 그러다 지쳐 토끼우리에 갇혀 무서운 밤을 보내며 깨닫는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은 바로 자신을 걱정하고 사랑해 주는 친구들과 가족이 있는 집이라는 것을.
호기심 많고 큰 꿈을 가지고 직접 세상과 부딪혀 깨달아 가는 모험심 많은 개구쟁이 피치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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