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지역위한 심부름꾼으로 열심히 살아야죠”
“밝은 지역위한 심부름꾼으로 열심히 살아야죠”
  • 박은정
  • 승인 2011.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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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맹순 <홍농읍여성자원봉사대장>
찬기운이 아직 덜 가신 오전 홍농읍에는 분홍색 조끼를 입은 주부들이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의 집을 찾아 청소가 한창이다.

그리고 그들과 어울려 조용히 미소 짓고 있는 정맹순(62)씨. 자그마한 체구에 단아한 외모가 가정주부의 차분함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 정 씨는 홍농읍여성자원봉사대원들과 봉사에 열중하고 있었다.

지난해부터 홍농읍여성자원봉사대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는 정 씨는 9년째 단체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고창 공음이 고향인 정 씨는 홍농이 고향인 남편을 만나 결혼해 슬하에 2남2녀를 두고 행복하게 지냈다.

정 씨는 공직에 몸담아 일하는 남편과 자녀들를 뒷바라지하며 가정생활에 보탬이 되기 위해 슈퍼마켓을 20년간 운영했고 이후 통닭집도 2~3년간 운영하며 부지런히 살았다.

또 매사 철두철미하고 성실하던 남편이 29년의 공직생활을 명예퇴직하고 군의원에 출마하며 혹한 선거를 치르는 내조자로도 열심히 뛰어 남편의 당선을 함께 기뻐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라는 행복을 만끽하기도 전에 남편이 암에 걸려 군의원에 당선된지 1년도 채 못돼 세상을 떠나는 슬픔을 겪게 된다.

이후 얼마간 자원봉사활동을 쉬었던 정 씨는 다시 봉사활동을 시작하며 남편을 잃은 슬픔을 잊어갔다고.

“저희 단체는 강요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단체로 각자의 바쁜 일상으로 봉사활동에 대원이 모두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틈나는 대로 대원들이 참여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 늘 감사한 마음이다”고 대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는 정 씨.

그는 “현재 대원 32명이 매월 봉사의 날을 정해 활동하고 있으며 어르신들의 집청소와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해 차 등을 제공하는 봉사를 펼치고 있다”며 “오는 25일도 영광원전의 지원을 받아 관내 어르신 300여명을 초청해 떡국을 대접할 계획이다”고 단체의 활동을 소개했다.

홍농읍여성자원봉사대는 40~60대의 주부들이 참여해 매월 9일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소정의 회비를 모아 야유회 등을 실시해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

“남편은 무척 자상한 아빠였고 가정적인 남편이었다”며 8년전 사별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이 여전한 정 씨는 홀로된 외로움을 봉사로 환원하고 있었다. 금슬 좋았던 남편에 대한 화목한 기억과 장성한 자녀들의 효도를 자양분으로 간직한 채….

‘인생은 60부터’라고 하듯 환갑을 넘긴 제2의 인생을 봉사로 보람있게 채워갈 것을 약속하며 다시 집을 나서는 정 씨의 발걸음에서 ‘나눔’이라는 교훈이 전해지는 만남이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