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도 풍년농사 짓고 모두 건강하기만 바라지”
“올 한해도 풍년농사 짓고 모두 건강하기만 바라지”
  • 영광21
  • 승인 2011.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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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송경로당 / 영광읍
영광서초등학교에서 5분정도 직진해 소망교회 뒤편에 위치한 영광읍 계송2리 고송경로당(회장 김양석 사진).

고성마을과 송정마을의 앞글자를 따 이름지어진 고송경로당은 두 자연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 2001년 건립돼 어르신들의 편안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높은 곳에 위치해 이곳에서 마을을 바라보면 저절로 마음이 열리고 ‘야호소리’가 나올법하다.

고송경로당을 찾은 날은 보름날이었는데 예전 같으면 마을에 농악이 퍼지고 작은 잔치라도 열렸을 터인데 아쉬운데로 마을의 한 어르신이 준비한 여러가지 나물과 떡 그리고 담근 과일주 등으로 음식을 나누며 덕담을 나누고 있었다.

김양석 노인회장은 “40여명이 경로당을 이용하고 있다”며 “곧 농번기철이면 분주해질 우리마을은 논농사를 중심으로 고추·담배농사를 주로 경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많은 두수는 아니지만 10여가구가 가축을 사육하고 있어 특별히 방역테두리를 설치해 서로 조심하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야깃거리나 취미가 비슷한 어르신이 짝을 이뤄 경로당에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은 반면 올라오는 길에 마주한 마을의 빈집들이 농촌현실을 대변하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했다.

최근 영광서초 폐교 등으로 10여명의 아이들이 통학버스로 학교를 다니는 등 안타까움이 묻어나지만 그래도 이곳 마을 출신 어르신이 타향살이를 정리하고 한분두분 다시 고향을 찾고 있어 활기 넘치는 마을이 될 것을 기대해 본다.

나주가 고향인 한 어르신은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귀농을 결심하고 영광에 오게 됐다”며 “아들이 외국인 며느리와 결혼해 손주를 낳아 부부끼리 있을 때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제2의 고향살이를 전했다.

이처럼 고송경로당은 마을출신 어르신들이 타향살이를 정리하고 마을로 다시 모이고 있고 귀농한 여러가구가 조화를 이루며 웃음을 나누고 있다.

어르신들 사이를 분주히 오가며 마을을 이끌고 있는 이동일 이장은 “어르신들이 경로당에 모여 마을소식도 나누고 오순도순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많은 경험은 없지만 마을과 어르신들께 도움이 되는 일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년에 2~3차례 마을잔치를 개최해 회포를 풀고 농사정보도 교환하는 등 긴 여정을 일구는 고송경로당 어르신들은 올 한해도 풍작과 건강을 기원하며 다가올 농사철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