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동경로당 / 홍농읍

멀리서 바라보면 홍농서초등학교가 위쪽에 자리하고 주변에 동그랗게 마을이 형성돼 따뜻한 햇살이 비추면 평화스러운 마을 그 자체로 살고 싶은 마을이였다.
죽동경로당은 정부지원비 외에도 가까이 위치한 한수원에서 주기적으로 방문해 물품지원과 더불어 어르신들에게 말벗을 제공하고 있어 경로당 살림살이는 부족해 보이지는 않았다.
구인회 이장은 “예전에 발전소 건설경기가 한창일 때는 유동인구가 많아 사람들로 북적였었다”며 “지금은 원주민 위주로 1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마을회관으로도 운영되고 있는 우리 경로당은 여느 경로당과 비슷하게 농한기에는 점심도 나누고 마을잔치도 열고 있다”며 “실내에 있는 안마의자 족욕기 등은 어깨절임 등 간단한 맛사지 도구로 최고다”고 전했다.
꽃샘추위로 바깥나들이가 쉽지 않아 경로당에서 마지막 여유를 즐기는 한 어르신은 “우리 회장은 바쁘당께. 어디로 일하러 다닌다고 하던디. 옴메 무슨 학교 경비실엔가 어딘가 있을 것이여. 이제 힘이 부친게 큰일은 못하고 소일거리로 쪼까 터밭이나 가꾸제”라며 어르신들은 넋두리라도 하듯 말을 쏟아냈다.
본격적인 농사철 이전에 나뭇가지치기, 비료살포, 노인일자리사업 등이 펼쳐지고 있는 요즈음 조금 더 젊고 힘이 있더라면 몸을 움직여 발품을 팔던 옛일이 기억나는 듯 아쉬움이 묻어났다.
또 연세가 지긋한 한 남자어르신은 “독감예방접종 등 건강강좌를 마을별로 순회해서 실시하면 좋겠다”며 “겨울철 춥기도 하고 다리도 아픈데 줄을 길게 서는 것보다 그런 서비스를 하면 얼마나 좋겠냐”며 큰꿈(?)을 펼친다.
물론 행정력 등 일손이 부족해 가능할까 생각도 해보지만 읍면소재지를 제외한 마을단위에 보건복지서비스를 기대해 보는 것은 무리일까?
죽동마을은 프로골퍼 신지애 선수를 배출한 홍농서초가 자리해 자부심이 크다. 최근 홍농서초는 영광교육지원청 및 홍농서초 동문들과 지역사회의 지원과 협조로 골프연습장을 개장해 도시 학생들도 쉽게 접할 수 없는 골프육성특성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찾아가고 싶은 학교, 전학 오고 싶은 학교’로 가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작은 시골학교지만 특색있는 학교로 지정돼 제2의 붐을 일으키며 사람 살아가는 소리가 널리 울려 퍼지는 구동마을과 함께 어르신들의 함박웃음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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