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터의 서커스(찰스 키핑 글· 그림 / 서애경 옮김 / 사계절)
가난과 전쟁 그리고 가족의 죽음을 경험한 작가의 환경은 독특한 예술성으로 표현된다.여덟 살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연이은 죽음과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어린 소년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릴 수도, 학업을 지속할 수도 없다. 전쟁중에 다친 부상으로 우울증에 시달렸던 작가는 완치된 후에도 내면에 자리잡은 아픔과 어둠을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스콧과 웨인은 단짝이다. 시내의 낡은 건물이 헐리면서 생긴 빈터에서 공을 차고 놀던 어느 날, 두둥 두둥 마술처럼 천막이 뚝딱 세워지더니 서커스가 차려진다. 서커스에 등장할 동물들도 구경하고 놀이기구도 타며 색다른 즐거움에 빠진다. 그렇게 여러 날이 지나자 천막은 걷히고 빈터는 텅 비어 버린다.
찰스 키핑만의 세밀한 묘사는 현실을 극대화시키면서도 내면의 색깔로 환상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다시 찾은 공터에서 웨인은 공연 후 빈터가 더 쓸쓸하게 다가오지만 스콧은 서커스 덕분에 더 즐거운 빈터로 남는다.
우리 아이는 누구를 닮았을까? 웨인? 스콧? 무지개빛 경험을 아름답게 추억하며 새롭게 도전하는 긍정적인 스콧을 닮길 바라본다.
지선아 / 동화 구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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