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둑을 잡아라 (박정섭 글·그림 / 시공주니어)
혼자 그림책을 읽는 것과 누군가가 그림책을 들려주는 재미는 다르다. 후자의 경우가 더 재밌는 이유는 귀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림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은 그림책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내용을 더 풍부하게 하고 이해를 돕는다.
‘도둑을 잡아라’는 제목과 앞표지의 그림에서부터 흥미롭다. 빨간 지붕에서 무엇인가를 훔쳐 달아나는 도둑을 잡으러 경찰차가 출발한다.
경찰은 목격자의 말을 단서로 범인을 추격한다. 그런데 목격자의 말로만으로 범인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길에는 범인과 비슷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뚱뚱하고, 빨간 안경을 끼고, 치아 교정기를 끼고, 대머리에다 흰색 단추 7개가 달린 연두색 양복을 입은 남
자를 잡긴 잡았는데….
아이들은 즐겁게 그림책과 함께 한다. 이야기가 조금은 엉뚱하고 너무나 단순한 그림이라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놀랍도록 집중한다.
그 즐거움의 시작이 그림책을 찾게 하는 힘이다. 단 한권의 그림책이라도 살아있는 이야기처럼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장이 많이 만들어지길 바래본다.
지선아 / 동화구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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