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숙희 <영광읍 교촌1리부녀회장>

휴양지를 찾아 떠나는 이들부터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친지와 친구를 만나러 나서는 사람들까지 여름의 무더위를 대신할 움직임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
영광읍 교촌리 영광향교옆 놀이터에서 여름휴가를 맞아 친정을 찾아온 큰딸 손녀들과 한가로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조숙희(53)씨.
얼굴에 평화로움이 번지는 그는 1남3녀중 3녀를 결혼시키고 군대제대후 직장생활을 하는 막내아들과 영광군청에서 공무원으로 재직중인 남편을 뒷바라지 하며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다.
전북 고창 성송이 고향인 조 씨는 21세 되던해 지금의 남편을 만나 영광살이를 시작했다.
5남1녀중 큰아들이었던 남편의 어머니가 암으로 사망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스님이 조 씨를 소개했고 3남5녀중 큰딸이었던 조 씨는 친정식구들의 반대에도 동정의 끌림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
조 씨는 “지금 생각하면 아무 철없을 나이였지만 홀아버지와 동생들과 생활하는 남편이 안쓰러워 보여 무작정 남편을 따라 나섰다”며 “하지만 홀시아버지의 간섭과 남편의 이런저런 굴곡있는 사회생활 등이 결혼생활을 순탄하지 않게 했다”고 고생 많았던 지난날을 회상했다.
워낙 착실하고 마음씨 좋은 남편이었지만 보증 등의 실수로 생활고를 겪으면서 조 씨는 식당 등을 전전하며 어렵사리 생활을 꾸려갔다.
결혼해 사망하기전까지 16년간 까칠하기로 소문난 홀시아버지를 봉양하고 남편의 실수를 묵묵히 감싸며 내조하던 조 씨는 1999년 뇌종양에 걸려 큰 수술을 받았다.
이후 1년 정도 휴식을 취한 조 씨는 다시 틈나는 대로 일터를 찾아 늘 열심히 생활했다.
이런 성실함과 부지런함을 인정받은 조 씨는 4년전부터 교촌1리부녀회장을 맡아 마을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를 도우며 마을의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10여년간 부녀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마을노인정을 내 집 같이 청소하고 어려운 생활속에도 마을어르신들을 부모처럼 봉양해 칭송이 자자하다.
이처럼 평소 남을 잘 배려하는 조 씨는 지난 6월30일 영광로타리클럽에서 시상하는 사회봉사증진부문에서 영광사람 대상을 수상하기도.
“넉넉하지 못한 환경속에서도 아이들 모두 특별히 속썩이지 않고 잘 자라줘 그것이 가장 고맙다”는 조 씨는 자녀들이 다 성장하고 생활하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지만 여전히 일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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