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만족하며 농촌 함께 일궈 가야죠”
“현실에 만족하며 농촌 함께 일궈 가야죠”
  • 영광21
  • 승인 2011.08.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 희 <영광읍 양평1리 부녀회장>
예나 지금이나 전국 각 마을에는 그 마을을 이끄는 부녀회장들이 있다.

그리고 이들의 역할은 밖으로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마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약방의 감초’ 같은 역할로 안살림을 척척해내고 있는 것.

하루 일과가 중반을 향하는 점심 무렵 영광읍 양평1리 한 농가에서 강 희(46)씨와 마주했다.

강 씨의 보금자리는 농기계로 가득찬 창고와 아기자기 꾸며진 정원이 다소 대조를 이뤘지만 농촌을 닮은 순박한 행복이 머물러 있었다.

완도 보길도에서 2남2녀중 둘째로 태어나 교직생활을 한 아버지를 따라 목포, 광주 등지에서 생활한 강 씨는 광주가 고향인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과 부산에 살던 강 씨는 광주로 와 카센터를 운영하다 11년전 영광을 찾아왔다.

강 씨는 “광주 송정리에서 농사를 짓고 생활하는 부모 아래서 자란 남편은 직장생활을 할 때도, 사업을 할 때도 늘 농촌생활을 꿈꿨었다”며 “시댁과 가까운 거리에서 농사지을 곳을 찾던중 이곳 양평리가 적임지로 여겨져 터를 잡게 됐다”고 영광과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을 말했다.

광주에서의 사업을 정리하고 양평1리에 농토를 마련하고 집을 지어 새로운 터전을 꾸민 강 씨는 생전 처음 시작한 농촌생활에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농촌아낙이 다 됐다.

2만여평의 논에서 남편과 벼를 재배하고 있는 강 씨는 생활개선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정착초기 마을이장을 지냈던 남편의 뒤를 이어 마을부녀회장을 맡아 9년째 마을 안주인으로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마을 주민들의 안부를 살피는 것은 물론 차편이 없어 나들이가 불편한 어르신들의 전용기사가 돼주고 특히 홀로 지내 몸이 아파도 자유롭게 병원을 드나들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보호자가 돼 병원진료를 도우며 처한 어려움을 호소해 병원비 할인혜택을 보게 하는 등 친자식 이상으로 어르신들을 보살펴 칭송이 높다.

강 씨는 “많은 이들이 귀농·귀촌을 꿈꾸지만 농촌생활이 생각처럼 만만하지 않으며 변화무쌍한 자연의 변화속에 땀과 노력이 절실한 곳이 농촌이다”며 “먼 안목으로 체계적인 미래를 설계할 때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아무리 농사를 잘 짓고 싶어도 하늘이 돕지 않으면 1년 농사를 망치듯이 세상사도 무리한 욕심을 내며 순리를 역행하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다 잃는다는 진리를 명심하며 농촌을 건강하게 지키고 있는 강 씨.

그는 주민들이 뽑아준 검증된 사람으로 마을과 지역의 어두운 곳을 찾아 봉사하는 ‘부녀회장님’으로 농촌의 내일을 밝고 씩씩하게 열어가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