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부모 섬기는 마음으로 최선 다해 일하고파”
“내 부모 섬기는 마음으로 최선 다해 일하고파”
  • 박은정
  • 승인 2011.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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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영광기독병원 가정간호사업소장>
찬바람이 불며 가족, 친구, 연인들은 맑고 높아진 하늘 아래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나들이가 한창이다. 하지만 의지할 때 없고 오갈 때 없는 노인들은 겨우살이 걱정으로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보호를 받지 못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만성질환자, 암환자 등의 가정을 방문해 가정간호를 펼치고 있는 최은영(44)씨.

영광기독병원 가정간호사업소장을 맡고 있는 최 씨는 계절이 쌀쌀해 지며 깊어지자 방문하는 환자들의 걱정이 앞서 마음이 바쁘기만 하다.

병원 창립멤버로 개원초기인 1989년부터 간호사로 일해 온 최 씨는 일반병동을 비롯한 내과, 신경외과, 중환자실 등 응급실을 제외한 각 진료실에서 환자를 만나오다 1년간 가정간호교육을 받고 10여년전부터 이곳 가정간호사업소에서 일하고 있다.

주로 법성, 홍농지역을 담당해 가정간호를 펼치고 있는 최 씨는 지역을 돌며 30~40여명 환자들의 복약, 소독 등 질환에 필요한 처방을 전달하며 그들의 ‘주치간호사’가 되고 있다.

광주가 고향이지만 첫 직장을 영광에서 잡으며 인연이 된 최 씨는 공무원을 지내고 있는 영광사람과 결혼해 슬하에 1남1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5남2녀의 셋째며느리로 시집왔지만 시아버지와 사별하고 홀로 된 시어머니와 생활하고 있는 최 씨는 지역을 돌며 만나는 어르신들을 내 부모 섬기듯 최선을 다해 만나는 환자들의 ‘이쁨’을 독차지하고 있다.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환자,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말기암환자, 고독하게 병마와 싸우는 연로한 어르신까지 제가 만나는 분들 모두 어려운 현실에 처한 환자들이지요. 만나고 돌아서면 바로 그들의 안부가 걱정되는 것은 그들 모두 절박하게 투병중이라는 사실 때문인 것 같습니다.”

평소 꼼꼼한 성격으로 환자를 살핌에 정성을 다하는 최 씨는 근무가 없는 휴일에도 담당한 환자가 치료를 요청하면 언제든지 달려가고 병이 위중한 환자가 행여나 연락이 안되면 걱정된 마음에 한걸음에 달려간 적이 여러번이라고.

또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생활에 필요한 심부름을 자청하는 등 최 씨는 딸처럼, 며느리처럼 환자들에게 자상한 위안을 전해주고 있어 주변에 고마운 사람으로 비춰지고 있다.

“저는 제 일이라 생각하고 맡은 일을 다할 뿐인데 어르신들은 ‘멀리 있는 자식보다 더 낫다’고 기뻐하시는 것을 보면 송구스러운 마음에 더 잘해 드려야겠다는 책임감이 앞서지요.”

처음 직장에서 22년 근속, 쉬운 일이 아니다. “첫 마음을 잃지 않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최 씨는 봉사와 사랑을 실천하는 ‘백의의 천사’가 분명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