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판란 <낙월면 안마도>
“남편이 잘해줘서 큰 걱정없이 잘 살고 있어요. 섬이라 조금 불편하기는 해도 아기랑 생활하기에는 도시보다 안전하고 더 좋아요.”아직 한국말이 서툴러 또박또박 이야기를 하지는 못하고 내용 또한 정확히 알아듣지는 못해도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한 느낌과 만족 등은 정확히 말하고 있는 낙월면 안마도의 멍판란(32)씨.
그냥 보기에는 한국의 젊은 새댁과 별반 다를 게 없는 멍판란씨는 지난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결혼이주여성이다.
중국 하얼빈에서 1남2녀중 장녀로 태어나 학교를 마치고 중국 청도시에서 간호사로 일했던 멍판란씨는 먼저 한국으로와 경기도 안산의 공장에서 일하던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친구의 소개를 받은 후 컴퓨터를 통한 화상채팅으로 소식을 주고 받던 멍판란씨는 처음에는 남편이 섬에 살고 있는 이유 등이 마음에 안들어 교제를 거절했었다.
상하수도사업소 소속으로 낙월면 안마도의 해수담수화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남편 강성재(43)씨는 이런 아내를 설득하기 위해 머나먼 중국으로 날아가 멍판란씨를 향한 국제구혼을 시작하게 됐다.
남편 강 씨는 “처음 중국아가씨와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고모님으로부터 아내를 소개받았을 때는 나이도 어느 정도 맞고 컴퓨터 화상으로 만난 모습이 화려하지 않고 수수해 끌렸었다”며 “하지만 직접 중국으로 찾아가 만난 아내는 외소한 체격에 생각보다 고운 얼굴이었다”고 처음 느꼈던 부인의 인상에 대해 말했다.
강 씨는 이후 몇 번의 중국방문 끝에 청혼에 성공했고 많은 사람들의 축복속에 멍판란씨와 지난해 12월 결혼식을 올리게 된 것.
현재 멍판란씨는 7개월된 딸아이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그리고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 주는 남편에 대한 내조에도 진한 행복을 느끼고 있다.
“도시에 살면 편리한 점도 많고 즐길거리와 볼거리도 많지만 그에 비해 상대적인 시달림과 잃는 것 또한 많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외딴섬에서 어떻게 살까 걱정이 많았는데 오히려 살아보니 마을 분들도 잘해 주시고 도시보다 인정이 넘쳐 사람사는 곳 같아요”라며 밝은 웃음을 짓는 멍판란씨.
그는 아직 서툰 한국 생활속에서도 값진 행복을 소중하게 배워가고 있다.
오히려 사치와 허영만을 쫓는 한국여성보다 더 알뜰하게 신혼살림을 꾸려가는 ‘참’ 예쁜 새댁이다.
그리고 그는 다문화사회속에서 효심가득한 남편과 시부모를 봉양하며 모범가정을 꾸려가는 바른 주부임에 틀림이 없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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