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노인회 / 영광읍
‘여기에 오시는 모든분에게 건강과 평화를!’어르신 몇분이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정감있게 다가오는 영광읍 단주2구 사직노인회(회장 이윤성). 현관을 열자 거실 한 중심에 위치한 이 표구가 우리를 먼저 반긴다.
사직아파트 뒤와 반석빌라 사이 주택가에 위치한 사직경로당은 남녀어르신들 방이 각기 마련돼 있지만 남성어르신보다 여성어르신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월 25일 오후 7시에
는 마을반상회가 이뤄지는 공간이 되고 있다.
정 희 어르신은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며 단체활동들이 이뤄졌는데 요즘은 농사철이기도 하고 서로 바쁜 일과 등으로 그런 기회들이 없어져 아쉽제”라며 “그래도 이곳 노인정에는 사람이 많거나 적거나 이렇게 모여서 점심도 나누고 놀기도 하면서 마을소식을 접하고 있다”고 말한다.
정 희 어르신은 노인회장을 대신해 경로당 문단속 및 뒷정리를 하면서도 전혀 불평불만없이 “아이고 아니여.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돌아가면서 하제”라며 손사레를 치는 모습이 인자하게 보였다.
여기에 더해 경로당 어르신들은 “착실과장을 한명 더 추천한다”며 목소리를 높힌다. 그는 바로 마을 살림살이를 이끌고 있는 강귀순 이장.
강귀순 이장은 “지금 3년째 마을일을 맡고 있다”며 “담당하고 있는 마을이 넓어서 조금 힘든 점도 있지만 틈틈이 시간을 내 경로당에 들려 어르신들을 살피고 이야기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매월 이장단회의가 있는 25일을 마을반상회날로 정해 행정 전달사항을 전하고 마을일을 논의하는 등 주민편의를 적극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로 옆에 위치한 사직아파트에 거주하는 박복선 어르신은 “우리 아파트에도 경로당이 있기는 한데 활성화 되지 않아 친구들이 있는 이곳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나오고 있다”며 “이제는 서로 눈빛만 봐도 통하는 동무들과 저녁까지 해먹고 헤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곳 사직노인회는 난방비 등 운영비는 군 지원비로 운영되고 있으며 한달에 한번 열리는 반상회날에는 회비로 1만원을 걷어 봄철 단합을 위한 야유회를 다녀오고 있다. 또 2년에 한번씩 이장과 부녀회장의 주선으로 경로잔치를 개최하는 등 마을전통이 이어오고 있다. 경로당 벽 한켠을 가득 메운 어르신들의 빛바랜 사진들은 그동안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 정감이 갔다.
이처럼 사직노인회는 여느 경로당처럼 많은 어르신들로 북적이지는 않지만 서로 나누며 건강한 웃임 묻어나는 공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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