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 가야죠”
“봉사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 가야죠”
  • 박은정
  • 승인 2011.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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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순 <군서면부녀회장>
“새끼돼지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그중 한녀석이 우리를 나가 찾아놓고 오는 길입니다.”

환한 웃음을 머금고 마당을 들어서는 모습에서 행복과 즐거움이 가득 느껴지는 서성순(61)씨.

그는 슬하의 2남중 작은 아들을 얼마전 결혼시켜 싱글벙글 기쁨이 넘치고 있었다. 게다가 결혼한 둘째아들이 엄마와 농사를 짓겠다고 직장을 그만두고 서 씨를 돕고 있으니 기쁨이 배가 될 수밖에….

1982년부터 보라리 마을부녀회장을 맡아온 서 씨는 2만여평의 농사와 40여두의 한우사육 등 정신없이 바쁜 일상속에서도 군서면생활개선회장을 역임했고 군서면부녀회장을 맡아 책임을 다하고 있다.

1973년 고창 고수에서 군서면 보라리 종가집 2남3녀중 큰며느리로 시집온 서 씨는 46세 되던 해 남편을 심장바미로 잃고 지금껏 홀로 지내고 있다.

남편에 앞서 1년전 시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남편이 사망한 이듬해 치매를 앓던 시아버지의 초상을 치른 서 씨는 오랫동안 해 왔던 마을부녀회장을 잠시 쉬었지만 1999년부터 다시 마을부녀회장을 맡아 지끔껏 하고 있다.

체구는 작지만 남을 배려하고 베푸는 마음은 크고 넓어 주변의 존경을 받고 있는 서 씨는 군서면부녀회원들과 설명절이면 떡국을 준비해 마을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날씨가 풀리는 봄이면 각 마을에서 어르신들을 선정해 효도관광을 시켜주고 있다.

또 겨울철이면 김장담그기를 실시해 독거노인 가정에 나눠주고 쌀, 김 등을 전달하며 면민의 날, 청년회 이·취임식, 농협행사 등 군서면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해 봉사하며 지역에 필요한 보조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군서면부녀회는 이처럼 지역에 봉사하기 위해 석가탄신일 불갑사 입구에서 먹거리장터를 열고 농한기를 이용해 고추꼬투리를 따는 등 수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서 씨는 “기쁨은 나누면 두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는 말이 있듯이 작은 보탬이라도 줄 수 있다는 것이 항상 기쁘다”며 “그래서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도 가장 먼저 달려갔고 오는 10일에도 회원들과 김장을 담가 군과 농협에 기증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많은 일감속에도 자신을 부지런히 움직여 주변을 도우려고 늘 애쓰는 서 씨는 행자부장관상을 비롯한 다수의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진 것이 넘치는 풍요로움속의 나눔이 아닌 열악하고 비좁은 현실속에서도 진실된 정을 나누려는 서 씨는 아름다운 나눔의 전령사로 주변을 환하게 비추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