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이 필요한 어려운 분들에게 언제라도 달려갑니다”
“손길이 필요한 어려운 분들에게 언제라도 달려갑니다”
  • 박은정
  • 승인 2012.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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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언어지도사>
염산면 야월4리 월평마을, 염전과 바다, 갯벌을 지나 도착한 오지마을인 이곳은 4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그리고 마을언덕에 작은 교회가 위치해 있었다.

평일이라 한적해 보였지만 아담한 평화가 조용히 깃들어 있는 이곳 월평교회에서 만난 서연이(55)씨.

이 교회목사의 사모로 신도들과 마을주민들의 다정한 이웃으로 살고 있는 서 씨는 3년전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37년간 군생활을 하다 예편한 후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남편을 따라와 이곳에 터를 잡은 서 씨는 서울출신에 외교관을 지낸 아버지를 따라 일본에서 오랫동안 생활했고 그곳에서 영어교사자격을 취득한 재원이다.

어린시절부터 기독개신교 신자였던 서 씨의 남편은 예편을 앞두고 신학대학원을 다니며 목회자의 길을 준비했으며 서 씨도 지난해까지 3년간 신학공부을 마쳤다.

이들은 사역지로 교회가 없는 곳을 찾아 다니다 바다가 있는 농어촌을 도와야겠다는 소명으로 염산면의 외딴 마을 월평마을을 찾게 된 것.

경기도 일산에서 생활했던 서 씨는 지난 2004년부터 외국인근로자를 비롯한 결혼이주여성을 돕는 봉사활동을 했었고 영광지역에 와서도 그들을 도울 일을 찾던중 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인연이 돼 언어지도사로 활동중이다.

남편과 나이가 열살에서 많게는 스무살 넘게 차이나고 일부 남편들은 폭력을 휘두르며 가정을 책임지지 않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고단한 결혼이주여성들을 찾아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는 서 씨는 자신이 전달해야 하는 기본적인 것을 넘어 그들의 친정엄마 역할까지 대신하고 있다.

친절하고 자상하게 엄마와 같은 따뜻한 정을 전달하고 있는 서 씨는 이주여성뿐만이 아닌 그들의 남편, 아이들과도 가깝게 지내 한가족이 되고 있다.

물론 이런 서 씨의 정성은 교회의 신도로까지 이어져 교회에서 마련한 행사에 주민들과 참여해 각자 자신들 나라의 음식과 전통춤을 선보이며 어울려 즐거움이 넘쳐나고 있다.

“남편을 따라 처음 내려와서는 마을주민들도 의심하며 불안해 했지만 지금은 가족처럼 가깝게 지낸다”며 “특히 멀리 타국으로 시집와 생활하는 이주여성들이 의지하며 잘 따라 무엇보다 고맙다”고 말했다.

“오히려 저희를 믿고 찾아주는 주민들과 외국인 친구들이 있어 항상 행복하다”는 서 씨는 오래된 시골교회와 낡은 사택에서 생활하고 있었지만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갈 것을 약속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