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던 지난 과거 이제 행복으로 꽃피울 겁니다”
“힘들었던 지난 과거 이제 행복으로 꽃피울 겁니다”
  • 박은정
  • 승인 2012.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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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순 <해뜨는집 대표>
“모든 살림이 다 없어지고 길바닥으로 쫓겨나면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악착같이 돈을 벌어야겠다고 말입니다. 빚더미에 앉은 시부모 때문에 못살겠다고 며느리가 집을 나간 뒤 제 손에 안겼던 세살 다섯살 손주들이 이제 다자라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3학년이 됐습니다.”

지난 과거를 말하며 눈물을 쏟는 김인순(60)씨.

현재 영광읍에서 실내포장마차인 해뜨는 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 씨는 충남 서산 출신으로 서울 김포 해병대에서 군생활을 하던 남편을 만나 결혼해 17세 때 영광으로 내려왔다.

가난한 가정의 5남1녀 6남매 맏며느리로 시집와 시할머니와 시부모까지 봉양하며 살던 김 씨는 산에서 나무를 하고 들에서 나물을 캐서 파는 등 어렵게 생활을 꾸려갔다.

그래도 연애결혼한 남편과 사이에 2남1녀의 자녀를 두고 고생을 행복삼아 열심히 생활했던 임 씨는 농토도 마련하고 소도 40여두로 늘려 키우며 안정된 생활을 꿈꾸며 살았다.

또 천성이 착한 부부였던 김 씨 부부는 법성면에서 수상하는 착한부부상을 수상하기도 하며 부부금실을 자랑하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시집와 모진 풍파를 견디며 어느 정도 살게 됐을 무렵 김 씨에게는 또 다시 크나큰 시련의 고비가 찾아오게 됐다.

그것은 워낙에 사람 좋기로 소문난 남편이 주변 지인들에게 보증을 잘못서 수억원의 빚이 김 씨 가정으로 몰려오게 된 것.

살고 있는 집은 물론 전답 모두를 빼앗기고 형제는 물론 친인척도 외면하는 서러움을 당한 김 씨는 법성에서 식당을 잠깐 운영하다 9년전 영광으로 나와 지금까지 실내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다.

“가난하고 헐벗던 시절에도 저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 이것저것을 응용해 요리를 만들면 마을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더라고요. 아마도 음식을 다른 사람보다는 좀 더 잘 만들었나 봅니다.”

지난 세월을 이야기하며 눈물짓다 다시 환하게 웃는 김 씨는 빚더미에 앉은 남편을 구제하고 자신에게 맡겨진 손녀들을 키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타고난 음식솜씨로 포장마차를 운영하며 악착같이 생활했다.

물론 돈을 벌기위한 목적도 있었겠지만 무엇을 크게 남긴다는 것보다는 찾아온 손님이 부담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으로 편안하게 음식을 먹고 즐길 수 있게 해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는 빚도 어느 정도 갚았고 손녀들도 모두 잘 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김 씨는 앞으로 행복한 날만을 꿈꾸며 지금처럼 최선을 다한 삶을 살아갈 것을 약속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