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며느리가 1등 며느리지~”
“우리 며느리가 1등 며느리지~”
  • 영광21
  • 승인 2014.09.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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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농 고부열전 김정님·마이티미장씨

멀리 타국에서 시집온 며느리지만 딸처럼 생각하는 시어머니와 그런 시부모님을 ‘엄마 아빠’로 부르며 친부모처럼 모시는 며느리가 있다. 바로 홍농읍 상하리의 시어머니 김정님(65)씨와 베트남에서 시집온 마이티미장(29)씨의 이야기다.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을 정도로 김정님씨와 마이티미장씨는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 집에서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사이가 좋은 것은 아니었다. 마이티미장씨가 6년전 시집왔을 때 한국말을 잘 못했다.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며느리를 가르치려던 시어머니의 말을 며느리는 잔소리로 알아들었고 음식을 요리하는 방법에서도 종종 부딪혔다.

김정님씨는 “우리 아들이 4남매중 장남인데 내가 죽고 없으면 해야 할 일이라서 입이 아프게 가르쳤지”라며 “지금은 우리말도 잘하고 요리도 제법 잘해서 부딪힐 일이 없다”고 웃는다.
마이티미장씨는 남편 노경운씨와 딸 위성양과 아들 온유군을 키우며 남편 시부모님과 한집에서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러면서 영광경찰서 등에서 베트남 출신 피의자 등이 수사를 받을 때 통역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녀가 집안에서 살림만 하지 않고 외부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시부모님의 배려 덕분이다. 마이티미장씨도 영광읍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남편과 함께 아침 일찍 집을 나오면 시어머니 정님씨가 손자손녀를 차에 태워 유치원에 보낸다고.

김정님씨는 “우리 며느리가 한국사람이었다면 한창 사회활동을 하고 날로 발전할 나이인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까워서 밖으로 다니면서 공부도 하고 활동을 하라고 했다”며 “더 배우고 나날이 발전해서 우리가 없더라도 아들이랑 손주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을 가르키는 말인 고부갈등. 김정님씨와 마이티미장씨가 함께 사는 집에는 고부갈등을 찾을 수 없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