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부 금상
시험은 내 친구 - 허보명/ 염산중1
시험은 그림자처럼 짧게 느껴지지는 않았던 내 14년 인생을 계속 쫓아다녔다. 마치 시험을 빼고서 내 인생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처럼.
그런데 참 이상하다. 그렇게 많은 시험을 봤는데도 시험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시험이 끝나기 전까지는 내 머릿속엔 시험으로 가득차고 만다. 이렇게 부담스럽고 고통스러운 시험도 끝나고 나면 어느새 사라지고 비로소 목표한 성적을 얻게 되면 마치 하늘을 나는 놀이기구라도 타는 듯이 내 마음은 마냥 즐겁고 뿌듯해진다.
우리 어머니는 고향이 필리핀의 수도인 마닐라보다 조금 높은 위도에 있는 반팡가라는 지역이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만나게 된 이야기는 어머니가 한참 꽃다운 나이인 20살 때쯤에 한국에 오셔서 공장에 취직을 한 뒤 열심히 일을 하고 계시는데 어머니에게 반한 아빠가 고백해 결혼까지 가게 된 이야기로 결혼을 한지 1년 뒤 나를 낳으신 것이다.
나는 내가 다문화가정이라서 솔직히 국어 실력이나 어휘력이 내 나이 학생들에 비해 부족한 건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에 중학생이 되어 다른 친구들보다 국어시험에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
그러나 보다 국어시간에 노력하고 기말고사 시험기간에 국어공부에 시간을 많이 투자한 결과 기말고사 국어점수가 중간고사 국어점수에 비해 10점이나 상향됐다. 나는 이때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공부하는 것은 괴로울 수 있지만 결코 그 노력한 것들은 배신하지 않고 점수로 돌아온다는 것을 느꼈다.
나에게 가장 기억나는 시험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지난 여름방학 때 전남대학교에서 3주간 진행된 삼성드림캠프에서 실시된 1차평가였다. 그 이유는 시험의 난이도가 내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이다. 내 머리로 문제를 풀거나 문제가 무엇을 묻는지 이해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면 도박을 하는 듯 느낌오는 숫자를 찍었었다. 나는 그때 우리 학교에서 상위권이었는데 나는 내가 갈 길이 멀기만 한 우물안 개구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죽도록 공부하고 난 뒤에 본 2차평가 때 문제를 여유롭게 풀어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시험이란 녀석은 이렇게 내 인생에서 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왔고 수많은 고통과 두려움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시험을 통해 크고 작은 보람과 성장을 얻은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시험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나는 당당하게 맞설 것이다. 나에게는 노력이라는 무기가 있으니까 두려워하기 보다는 시험은 내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친구라고 외치고 싶다.
초등부 은상 - 내 배꼽은 도둑이야!
김정현/ 영광초3
내 배꼽을 만져본다
둥글둥글 골뱅이 같다
강아지가 입맛을 다신다
“안돼! 이건 내 배꼽이야!”
배꼽은 어떤 맛일까?
골뱅이처럼 쫄깃할까?
내 배꼽 잡아당겨 본다
젖먹던 힘을 다해 당겨본다
아야!
이건 골뱅이가 아냐!
내가 아기 때 엄마와 나를
연결해주던 소중한 배꼽이란 말야!
알고보니 배꼽은 엄마 뱃속
영양소를 훔치던 도둑이었어!
초등부 은상 - 배꼽
홍잔디/ 법성포초1
나와 엄마는
탯줄로 이어져 있다
엄마와 첫만남
배꼽이다
아빠가 잘라준
나의 탯줄
예쁜 배꼽 되었다
예쁜 배꼽은
아침 땡!
점심 땡!
저녁 땡!
알기도 잘하는 배꼽시계 되었다
초등부 은상 - 계절을 알리는 발걸음
오은준/ 불갑초5
가을이 오는 발소리가 들리면
상사화는 붉은 손을 흔들며
마중을 나오네
여름은 낙엽을 즈려밟고
가을의 문으로
아쉬운 인사를 하지
사람들은 요란스런 발소리로
이곳 저곳 가을을 만나러
즐거운 발걸음을 옮기지
사람들의 발걸음이 멈출 무렵
이별을 알리는
차가운 겨울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네
초등부 은상 - 발걸음
서준성/ 영광초6
한걸음 두걸음 걷다보면
어느새 학교
학교에서 다시
한걸음 두걸음 걷다보면
어느새 학원
학원에서 한걸음 두걸음 걷다보면
어느새 나의 집
그리고 내 뒤엔 나의 발자국
발자국은 나의 스토커
내 뒤를 하루종일 따라다닌다
그후 한걸음 두걸음 걷다보면
행복한 우리집 현관
현관에서 다시
한걸음 두걸음 걷다보면
나의 방
숙제를 하고 게임도 하고
한걸음 두걸음 걷다보면
어느새 따뜻한 나의 침대
침대에서 한걸음 두걸음 걷다보면
어느새 꿈나라
발걸음으로 생긴 내 발자국은
나를 너무 좋아하는
스토커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