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전 귀농한 노경호(43)씨는 모싯잎재배로 꾸준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600평에서 시작했던 경작지는 2만평까지 늘어났다. 내년에는 3만5,000평까지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먹고 사는데 치열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고향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싶어 비교적 젊은 나이에 귀농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수박농사를 생각했지만 자본력과 초기투자비가 많이 들어서 한번 심으면 꾸준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모싯잎재배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모싯잎재배는 영광지역의 타 작물들보다 특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일손과 초기투자비용이 적게 들어 농사를 막 시작하는 귀농인에게는 안성맞춤인 작물이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이제는 연간 6,000~7,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성공적인 귀농으로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고 있지만 지금에 안주하지 않는다.
노 씨는 최근 친환경모싯잎재배를 시작했다. 전체 경작지의 절반 정도를 친환경으로 경작하고 있다. 일반경작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갖추고 친환경경작으로 미래의 수요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방침이다.
“전체 경작지의 9,000평은 친환경모싯잎을 경작하고 있으며 1만1,000평은 일반 모싯잎을 경작하고 있습니다. 친환경재배는 시간이 갈수록 수요가 더 많아지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렇지만 현재는 손이 많이 가고 많은 소득을 기대하기 어려운 까닭에 투자 삼아 절반 정도를 친환경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모싯잎재배는 판로 확보가 핵심
모싯잎재배의 핵심은 명확한 판로 확보다. 농사 자체는 아주 어렵지 않지만 지역내 모싯잎을 재배하는 농가들은 많고 영광지역을 벗어나면 수요처를 찾기 어려운 까닭이다. 그래서 노 씨는 농사를 처음 시작하는 농민들에게 먼저 판로를 찾고 뛰어들기 바란다고 조언한다.
“모싯잎재배를 생각하고 있다면 명확한 판로를 얻을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농사 자체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모싯잎재배는 시장이 협소하고 사람들이 많은 레드오션입니다. 한해 농사를 다 짓고 판로를 찾기보다는 먼저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것을 조언하고 싶습니다.”
노 씨가 친환경재배를 시작하게 된 것도 거래처에서 친환경모싯잎을 선호하는 이유다. 친환경재배는 투자비가 많고 일손이 많이 들어가지만 보다 많은 농가에서 친환경모싯잎을 선호하고 있다.
이제는 모싯잎재배를 넘어 친환경 쑥, 양파 등으로 사업의 영역을 확장해가는 노 씨. 다양한 작물재배를 통해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인 소득기반을 올릴 수 있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한 지원이 미비해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농사를 시작하는 것은 시설, 하우스, 육묘장 등 많은 투자 비용이 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이 미비해 조금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때문에 현재 귀농자금을 활용해 하우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행정에서도 귀농인들이 지역사회에 더 손쉽게 정착할 수 있도록 초기투자비용을 지원해주는 등 폭넓고 다양한 시책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