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년만에 다시 소환된 뇌물수수 함정교사설
군수 취임후 7개월여만에 구속수감돼 결국 징역형이 확정됨으로써 중도하차했던 강종만 전군수의 ‘뇌물수수’사건이 15년이나 지나 군수선거를 앞두고 소환돼 선거정국의 현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강 전군수의 뇌물수수 사건은 법적 책임은 형 집행과 부가적으로 10년 동안 출마자격이 박탈돼 정치인으로서는 사형선고와 같은 처벌로 일단락됐지만 유권자들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리는가에 따라 법적 책임뿐 아니라 정치적 복권여부도 판가름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선거정국을 앞두고 뇌물수수 사건이 소환된 것은 객관적 실체와 관련해 강 전 군수가 당시 재판과정에서 본인의 의중과 달리 ‘함정교사’에 의해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 요지다.
그런데 ‘함정교사’의 당사자격으로 지목되던 정기호 전군수측의 친형이며 영광기독병원 설립자인 정모 회장이 6일 “A모씨와 야합해 강 전군수를 뇌물교사로 함정에 빠뜨리게 했던 제가 장본인”이라는 사과문이 공개돼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파장이 일고 있다.
사과문은 6일과 9일 두차례에 걸쳐 우편물로 주민들에게 발송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우체국에는 접수됐지만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혐의 우편물로 조치를 받아 일부 우편물만 우송된 채 상당수 우편물의 우송이 중단된 상황이다.
하지만 관련 사과문 내용은 휴대폰 문자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전달되며 지역정가에 회자되고 있다.
정모 회장은 사과문에서 “2007년 A모라는 협잡꾼과 저의 치졸한 권력욕이 야합해 강 전군수를 뇌물교사로 함정에 빠뜨리게 했던 저는 한없이 비겁한 장본인이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15년 동안 몇번이나 직접 사죄하고 용서를 빌고 싶었으나 한사람을 완전히 매장시켜버린 큰 죄인이라 용기가 나지 않아 자꾸 뒷걸음질을 쳤다”고 밝혔다.
그는 사과문 작성 배경에 대해 “얼마전 강 군수가 쓴 <아픈 손가락으로 다시 쓰는 옥당골 희망편지>와 지역신문에 게재된 군수 출마의 변을 읽으면서 강 군수의 인간적인 울림이 저의 양심을 흔들었다”며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여기며 증오와 회환을 지워버리고 새출발하겠다는 강 군수의 결심에 이제라도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과문을 접한 주민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내는 모습이다. “강 전군수가 주장했던 말들이 사실로 밝혀져 늦게나마 다행”이라는 말부터 “그동안 정 군수측에서는 사건과 무관하다고 했는데 그 말을 믿고 도와준 사람들은 무엇이냐”, “김 군수 취임후 지역 의료계 사이에서 벌어진 홀대와 소외가 사과형태의 폭로로 진행된 것 아닌가”라는 말까지 다양한 여론과 추론이 제기되고 있다.
정 회장은 “사건 당시 A씨가 처음부터 접근했는데 사건이 그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지나간 일이지만 진실을 말하고 싶었다. 지난 시간 항상 마음에 큰 짐을 안고 살았는데 이제 그 짐을 내려놓고 싶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함정교사설의 당사자격인 정모 회장측의 사과문이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지 아니면 선거정국의 핵으로 등장할지 주민여론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