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이 승리하는 지방선거를 만들어보자!
군민이 승리하는 지방선거를 만들어보자!
  • 영광21
  • 승인 2022.05.2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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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한 지역신문사 주최로 열릴 영광열병합발전소 군민공청회를 앞두고 어느 인사가 본사를 찾아 왔습니다. 전날부터 차 한잔 했으면 한다던 그의 연락에 다음날 오전 신문사에서 만났습니다. 
만남의 요지는 군민공청회에 관심을 갖고 많은 협조와 행사에 참여해 줬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수백만원이라는 금액을 이야기하며 봉투 하나를 꺼냈습니다. 상대방은 어느 정도 지역활동을 하는 인물로 연배 차이, 평상시 차를 마실 정도의 친밀도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필자의 직업 특성상 약속을 잡았는데 순간 당황했습니다. 
당시 금액은 주민들이 우리 신문사에 줄광고 하나 게재하는데 지출하는 광고료 2만원에 비해 수백배에 달합니다. 일반 광고주들에게 몇십만원의 광고라도 수주하려 머리를 조아리는 입장에서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었습니다. 
정상적인게 아니어서 양해를 구했습니다. 열병합발전소 측에서 광고 게재를 요청했다면 기존에도 게재했고, 찬성하는 주민들이 자신들의 의견광고를 낸다고 했다면 당연히 광고로 게재했을 것입니다. 
그로부터 이틀 후 발행된 본지는 <영광열병합발전소 현안 심상치 않다>는 기사에서 ‘특정인 대상 수백만원 현금 살포설 난무’라는 내용을 덧붙여 보도했습니다. 당시 금품과 관련해 다른 지역신문사에도 오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본사가 굳이 지역언론이라고 특정하지 않고 ‘특정인’이라고 두리뭉실하게 표현한 것은 지역언론이 일반화돼 비난받을 수 있고 동종업계 언론인들의 자존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러던 열병합발전소 문제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현안중 하나로 자리잡아 지역민은 물론 선거 출마자 대부분이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나섰습니다. 초기에는 농민들과 굴비상가 등 일부 주민들이 힘겹게 싸움을 이끌어 왔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무소속 후보들과 지역의 여당이랄 수 있는 민주당 후보군 모두 ‘발전소 반대’를 외치고 있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그 와중에도 초기부터 공개적인 반대를 해오다 고초를 겪는 이들이 있습니다. 의회 입장은 반대라는 외피를 입고 공공연하게 찬성하던 개별 의원들과 달리 개인적으로도 반대 입장을 천명했던 임영민, 장영진 군의원 후보가 그들입니다. 고초를 겪는 이들 가운데는 이름없는 농민들과 굴비상가도 상당수 있습니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로 인한 후폭풍은 가십기사로 등장하기도 했고 누구는 지금도 지탄의 대상으로 진실을 알지 못하는 주민들로부터 비아냥을 받으며 힘겨운 선거운동을 치루고 있으며 관행상 용인할 수 있는 범주이지만 행정기관으로부터 고초를 겪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이들 두명의 후보가 열병합발전소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고초를 겪는 것과 관련해 등장하는 인물이 묘하게도 신문사를 찾아와 열병합발전에 대해 협조(?)를 구하며 돈봉투를 건네려던 바로 그 사람입니다. 
요즘만큼 지역언론들이 주민들의 입살에 오르내린 적이 없습니다. 상대 후보보다 오히려 경쟁관계에 있는 후보가 다름 아닌 언론으로 착각할 정도입니다. 
(현실에서의 옳고 그름의 가치는 별개로 하고-필자 주)때로는 앞장서서 변호하고 때로는 앞장서서 확성기가 돼 공격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가야 할 길을 모르겠거든 큰 길로 가라 했듯 사람이나 사물의 본질을 모르겠으면 그들이 걸어온 길을 반추해보면 어떻겠습니까? 
내일(27일)부터는 사전투표가 실시돼 드디어 선택의 시간을 맞게 됩니다. 주민 여러분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김세환 
본지 발행인 /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