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 - 6·1 영광군수 선거 여론조사 지표와 선거 결과
톺아보기 - 6·1 영광군수 선거 여론조사 지표와 선거 결과
  • 영광21
  • 승인 2022.06.0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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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의 역동성 간과한 채 여론조사 결과만 주입
개표후 질타 이어져·여론조사 왜곡 없었지만 한계 노출 … 언론 수용자도 재해석 등 인식 필요

 

영광군수 선거가 선거기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역전극으로 마무리되면서 전남도내 지방선거 이변중 하나로 기록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준성 현 군수의 여유 있는 승리를 예상하는 여론조사 지표가 지배적이었지만 결과는 무소속 강종만 후보의 신승으로 막을 내렸다. 
관내외 언론사는 선거기간 전후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와 10%p 이상의 지지율 차이를 보인 김 후보의 3선을 낙관하는 관측이 일반적이었다. 이 같은 흐름은 선거운동 종반으로 치닫던 5월24일 실시돼 29일 공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그러나 결과는 열세였던 강 후보의 2.25%p라는 신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로 인해 당선 윤각이 나타난 직후부터 여론조사를 실시했던 지역언론사들에 대한 질타가 각종 SNS상에서 올라왔다. 
여론조사가 의뢰자의 의중으로 조작 등 잘못됐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여론조사와 선거 결과의 실제는 달랐지만 여론조사 결과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조사 자체가 가진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선거운동이 진행되면서 여론조사에 대해 특정 지지자들이 답변을 회피하는 경향이 확연했지만 조사 결과에 이 같은 흐름은 반영될 수 없는 여건으로 인해 민심과 여론조사 지표의 차이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공신력을 최우선시하는 조사기관들의 특성상 군단위 여론조사와 관련해 의뢰자의 조사 왜곡 시도에 동조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게 중론이다.   

여론조사 과학이지만 한계 보유 = 여론조사는 일반적으로 응답자들의 응답 자체를 ‘100% 사실 또는 진실’을 전제로 결과를 도출한다. 그러나 실제 현황은 응답자가 생각과 표현을 달리할 수도 있고 조사방식에 있어서도 자동음성(ARS)방식이냐 조사원의 전화면접이냐 또 ARS조사라도 휴대폰이냐 유선전화냐의 차이에 따라서도 응답 결과가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화면접조사는 연령, 성별 등에 있어 조사원이 응답자 특성을 기본적으로 확인 가능하지만 현실적이거나 모범답안에 가까운 응답이 나올 수 있다. 또 ARS조사는 질문에 있어 진실에 가까운 응답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과는 달리 연령, 성별 등에 있어 임의적인 답변이 가능하다는 단점을 걸러낼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조사방식에 따라 시기가 동일하더라도 여론의 추이를 일정하게 반영하지만 진폭의 차이나 의견이 팽팽하면 결과값이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독자들로서는 오차범위 등을 확인해 재해석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결과에 단순 매몰되는 경향이 짙고 언론사들도 객관적 해석을 제공해야 하지만 의중에 따라 단순 결과를 보도함으로써 편향된 해석으로 유인할 개연성이 크다. 

양자대결 구도 형성후 여론조사 흐름 = 더불어민주당 경선이후 군수선거의 양자대결 구도가 형성된 이후 실시된 관내외 언론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는 총 7회로 파악된다. 그중 5차례의 여론조사가 10%p 이상의 차이를 나타냈다. 모두 김준성 후보의 우세였다. 
이중 동일시기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일정한 흐름을 나타냈지만 A신문의 조사결과는 14.2%p 차이로 오차범위를 벗어난 반면 B신문사의 결과는 10.1%p로 오차범위내에 머물렀다.(해당 여론조사에서 후보가 난립한 군의원 나선거구의 경우 조사마다 순위가 차이를 보여 유권자들과 후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 같은 결과는 후보들이 난립된 상황에서 적은 조사표본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여론조사의 한계로 풀이된다.)
반면 선거운동 기간에 앞서 5월4~7일 3개의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2개의 조사 결과는 12.0~13.7%p 차이로 김 후보가 우세를 보였지만 이와 달리 초박빙 양상을 보인 조사 결과도 존재한다. 단순 수치상으로는 강 후보가 1.5%p 앞섰지만 오차범위 내로 여론조사 상으로는 초박빙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초박빙 조사결과는 조사후 발행되는 신문에서 공표되지 않았다. 
여론조사 공표 가능한 5월25일 이전 막바지 여론조사는 23일과 24일 2개의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23일 실시된 여론조사는 양자간 6.7%p차이지만 오차범위내, 24일 여론조사는 오차범위를 넘어선 12.5%p 차이로 각각 김 후보가 우세했다. 

여론조사 지표와 민심의 괴리 = 공식 선거운동 개시 직후 한 기자는 “여론조사가 계속 실시되고 있지만 50% 밖에 믿지 않는다. 까(개표) 봐야 안다. 누가 이기든 3% 내외에서 결판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여론조사 지표는 양후보간 두자리 숫자를 보였지만 여론조사를 응대하는 강 후보측 지지자들은 사전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여론조사 답변을 회피하는 경향이 뚜렷이 확인됐었다. 
관건은 회피 경향이 일정한 규모를 형성하고 있지만 조사 지표의 차이를 넘어설 수 있는가의 여부였다. 
취재 현장일선에서는 선거운동 중반부터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로 인해 공표되는 여론조사와 달리 박빙으로 예측돼 본지는 ‘군수 선거 대세론은 없다’((5월19일자), ‘민심과 여론조사 지표는 과연…’(5월26일자) 기사를 보도했다. 
결과적으로 여론조사의 현황 왜곡은 없었지만 조사가 갖는 한계를 고려한 분석과 예측, 바닥 민심의 변화, 여론조사 결과를 강제주입하려는 듯한 보도 행태에 대한 민심 역풍 등이 후보간의 경쟁과는 별도로 후보측 캠프의 선거전략과 선거결과의 희비에 한 몫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여론조사보다도 매서운 민심이었다.